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 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했으나 이사 수 제한 여부를 두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이라는 서로 다른 선택을 내렸다.
카카오는 26일 본사인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총수를 기존 11인에서 7인 이내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9월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응하면서도, 이사회 규모를 축소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네이버는 23일 열린 제27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상한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 적용 안건을 통과시키며 이사회 개방성을 대폭 확대했다. 이는 소수 주주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유연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기업 규모와 필요에 따라 이사회를 가변적으로 운영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거버넌스 표준에 부합하는 투명성을 확보하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과 궤를 같이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
양사가 도입한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당 1표가 아닌,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원하는 인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킴으로써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그러나 집중투표제의 특성상 이사 정원이 적을수록 소수 주주 측 인사가 선임될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특성이 두 기업의 엇갈린 행보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이사회의 문턱을 낮춰 주주 참여를 독려한 것과 달리,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와 계열사 확장 등에 따른 경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사 수를 제한하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시장 전문가들은 이사 수 상한 설정이 개정 상법의 취지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각 기업이 처한 실질적인 경영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을 도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