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표준계약서·가공품 비축 검토…돼지고기 거래가격 공표·출하체중 상향 추진
계란값 담합 논란과 돼지고기 가격 왜곡 우려가 장바구니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두 품목의 유통구조 손질에 나섰다. 계란은 생산자단체 중심의 산지가격 발표 체계를 공공조사 방식으로 바꾸고, 담합 연루 주체는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돼지고기는 경매물량을 늘리고 실제 거래가격 공표 기반을 마련해 가격 대표성을 높이는 한편, 공급 확대를 위한 출하체중 상향도 검토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계란·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 및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계란과 돼지고기 가격을 단기적으로 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가격이 형성되고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손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계란 분야에서는 산지가격 발표 체계 개편이 핵심이다. 그동안 생산자단체가 고시해온 산지가격이 시장가격 왜곡의 원인으로 지목된 데 따른 조치다. 농식품부는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확정되면 산지가격 담합을 주도한 업체나 협회에 대해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필요하면 설립허가 취소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가격 조사·발표는 공공기관이나 전문 연구기관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와 농가, 유통인 추천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 결과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체계도 추진한다. 유통 현장의 웃돈 요구나 사후 정산 관행을 줄이기 위해 가격과 규격, 거래기간 등을 명시한 표준거래계약서 도입도 검토한다.
수급 대응책도 함께 담겼다. 정부는 산란계 사육시설 추가 확보와 함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의 이전·신규 조성을 검토하고, 가격 하락 시 액란으로 가공해 비축했다가 수급 불안 시 방출하는 계란 가공품 비축 사업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돼지고기 분야에서는 담합 제재 업체에 대한 지원 배제와 가격 산정 체계 개편이 중심이다. 정부는 공정위 제재 업체를 우수축산물 유통센터 지원 등 정책자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현재 4.3% 수준인 경매물량 비중을 2030년 1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매시장도 기존 10곳에서 12곳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된다.
경락가격 외에 농가와 가공업체 간 실제 거래·정산 가격 정보를 조사·공개하는 제도도 추진한다. 여기에 현재 115㎏인 돼지 출하체중을 120㎏으로 높여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다만 지방 비율 증가 등 품질 우려가 있는 만큼 등급판정 제도 개선과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민감 품목인 두 축산물의 가격 왜곡 요인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향후 장바구니 체감 물가 안정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