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한 편으론 부족…민간 투자 확대, 구조적 뒷받침 필요” [1500만 왕사남, 모태자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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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흥행에도…“시장 회복 신호로 보긴 어려워”
수익성 한계·결성 부담…중간급 펀드 확대 필요

▲8일 서울 한 영화관에 걸린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2026.3.8. (연합뉴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질주로 영화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선 투자 회복의 낙관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 채널이 분산돼 영화 프로젝트의 회수 가능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굳어진 데다 영화계에 민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단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민간자본이 영화 투자시장에서 발을 빼는 배경으로 낮은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이 꼽힌다. 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대표는 “문화콘텐츠 분야는 특정 산업 또는 고객의 수요량을 담보하는 소비재·기술 영역과 달리 흥행 비즈니스”라며 “지적재산권(IP)의 프로젝트 위주의 투자를 하다보니 일반적인 스타트업 지분 투자만큼의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태형 미시간벤처캐피탈 상무도 “영화시장 자체가 예전 같지 않으니 회수가 쉽지 않다”며 “영화가 대박이 나도 10배, 20배 나지 않는다.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성공 확률은 낮고 상방은 제한적인 구조가 민간자본의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이다.

해외 시장 환경 변화도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권 상무는 “과거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면 중국 시장에서 많은 수익성이 담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한령 이후 달라졌다”며 “동시에 중국 컨텐츠의 수준도 상당 수준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옵션이 다양해져 경쟁이 심화되고,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간 자본 유인을 위해선 펀드 구조 개선이 과제로 꼽힌다. 노재승 대교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정부 자금 규모가 커지면 민간 매칭을 50% 이상 해야 하는데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여전히 쉽지 않다”며 “규모 경쟁보다 200억~300억원대 중간급 펀드를 늘려 투자의 폭을 넓히는 게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이 대표도 “한국 문화 벤처펀드는 대부분 모태펀드 출자를 근간으로 하는데, 최근 최소 결성액이 커져 모태 출자 외 펀드 출자자(LP)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상승 등의 요인으로 펀딩 시장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는 펀드를 쪼개 단일 VC가 모을 수 있는 금액을 줄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라고 짚었다.

컨텐츠 산업 자체의 체질 변화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 상무는 “결국 핵심은 IP”라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혁신 기술과 컨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의 등장이 투자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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