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R 디페깅이 다시 소환한 테라 악몽…원화 스테이블코인 담보 설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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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R 해킹이 드러낸 합성·비담보형 스테이블코인 취약 구조
테라·루나 재소환…가격 유지장치 신뢰 다시 시험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준비자산·상환체계 설계가 핵심

(구글 노트북LM)

스테이블코인 USR 디페깅(1달러 고정 가치 붕괴) 사태를 계기로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차이에 다시 시선이 쏠린다. 실물 준비자산 없이 가격을 유지하는 구조는 시장 불안이 커질 때 취약성이 빠르게 노출될 수 있어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도 결국 준비자산과 상환 체계를 얼마나 촘촘히 설계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은 전일 가상자산 리졸브(RESOLVE)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발행·운영 주체가 관리하는 지갑 또는 분산원장에서 비정상적인 자산 유출과 프로토콜 피해가 확인됐다는 이유다.

리졸브는 리졸브 랩스(Resolv Labs)가 발행한 토큰으로, USR의 안정성과 운영을 간접 지원하는 구조다. 22일(현지시간) USR이 해킹 사태에 휘말리며 디페깅 현상을 겪었고, 그 여파가 같은 생태계 토큰인 리졸브로 번지면서 국내 양대 거래소도 잇따라 유의종목 지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USR은 달러 준비자산 대신 스마트컨트랙트와 델타-헤지 전략으로 가치를 유지해왔다.

USR은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국내 투자자의 직접 피해는 제한적이다. 다만 이번 사태는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도 가치 유지 방식에 따라 위험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다시 드러냈다. 특히 법정화폐 준비자산이 페깅을 직접 뒷받침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은 시장 신뢰가 흔들릴 때 가격 안정성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재부각됐다.

이 같은 취약 구조는 테라·루나 사태에서도 드러났다.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는 실물 담보 없이 알고리즘과 자매 토큰 구조를 통해 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지만, 시장 신뢰가 무너지자 디페깅이 빠르게 진행되며 생태계 전반의 붕괴로 이어졌다. 이번 USR 사태와 테라·루나 사태는 직접적인 발단은 다르지만, 가격 안전장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디페깅과 급락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1, 2위인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처럼 현금성 자산과 단기국채 등 준비자산이 상환 기반을 직접 뒷받침하는 구조가 스테이블코인 설계의 비교 기준으로 거론된다. 국내에서 논의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100% 준비자산 보유, 고유동성 담보 확보, 즉시 상환 보장, 고객 자산 분리 등을 핵심 요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들도 발행량의 100% 이상을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별도 예치하고, 해당 준비자산의 임의 양도나 담보 제공, 압류를 금지하는 등 준비자산과 상환체계, 발행자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렴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대규모 상환 요구 사태에 대비해 예금보험공사가 긴급상환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담겼다.

한국은행 역시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 및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거나 기술오류, 관련 범죄 등이 발생하면 디페깅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이어져 코인런으로 번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리스크를 줄이려면 가치 안정성뿐 아니라 준비자산과 관련 인프라의 신뢰성 유지 방안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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