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新생존 방정식
백화점 3사, 4분기 디저트 매출 전년대비 20%대 성장
패션·잡화 연계 구매 효과 쏠쏠...오프라인 유통 핵심 전략 돼

명품 등 패션 소비의 장으로 여겨지던 백화점이 ‘맛집·디저트 성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기 둔화 속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경험과 즉각적 보상을 중시하는 '가경비(가격 대비 경험)' 소비가 확산되자, 백화점업계는 디저트와 맛집을 단순 매출원을 넘어 연계 구매와 체류 시간을 이끌어낼 핵심 생존 방정식으로 낙점했다. 이를 위해 유명 브랜드와 셰프 유치, 공간 혁신 등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디저트와 맛집 유치에 속도를 내며 식음료(F&B) 경쟁력을 전면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한 입 미식’ 트렌드 확산으로 소형 디저트와 체험형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집객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다.
실적 변화는 뚜렷하다. 롯데백화점의 델리·베이커리(디저트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은 25%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디저트 매출이 23.2% 증가했다.
디저트를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F&B 전체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F&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0% 증가했고, 현대백화점도 20.7% 신장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MZ세대 중심의 소비 문법 변화를 꼽는다. 단순히 맛을 넘어 ‘경험’과 ‘공유’를 중시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디저트가 하나의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특한 식감과 비주얼을 갖춘 제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이는 다시 오프라인 매장 방문과 ‘오픈런’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한 입 디저트’는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소비가 유지되는 특징을 보인다. 고가 소비는 줄이되 작은 사치에는 지갑을 여는 ‘가경비(가격 대비 경험)’ 소비 흐름과 맞물리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즉각적 보상 소비’ 성격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백화점업계가 잇달아 F&B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디저트와 맛집은 단순 매출을 넘어 강력한 집객 효과를 갖기 때문. 인기 브랜드 하나가 유입시키는 고객 수가 상당한 데다, 방문 고객이 패션·잡화 등 타 카테고리 소비로 이어지는 ‘연계 구매’ 효과도 크다. 실제로 디저트 팝업이나 신규 매장 오픈 시 해당 층 전체 유동 인구와 체류 시간이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각 백화점은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트렌드 상품을 빠르게 도입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기 팝업스토어로 화제성을 확보한 뒤 정식 매장으로 전환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 난 브랜드를 발굴해 입점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일부 점포는 시즌별로 F&B 콘텐츠를 교체하며 지속적으로 화제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간 전략 역시 진화하고 있다. 단순 매장 집합을 넘어 ‘미식 콘텐츠 존’을 구성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포토존과 체험 요소를 결합해 방문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하는 흐름이다. 이는 오프라인 채널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방문 이유 부족’을 해소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품이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F&B가 고객 유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며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미식 콘텐츠가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 전략이자 생존 방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