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1년새 15% 늘었다…매년 증가 추세 [거세진 행동주의 上-①]

기사 듣기
00:00 / 00:00

경영권 소송 106건…전년 대비 15%↑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난해에만 340건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 입김 강해진 탓"

(뉴시스)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기업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대폭 늘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안 상정 가처분을 내고, 표 대결을 염두한 검사인 선임 소송 등 법적 수단이 확산하며 분쟁 양상도 한층 정교해졌다. 특히, 국내 운용사뿐 아니라 해외 행동주의 펀드까지 가세하면서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압박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추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시된 경영권 분쟁 소송은 총 10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92건 대비 14개(15%) 늘어난 수치다. 기업의 경영권 분쟁 소송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23년 266건에서 2024년 313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40건으로 늘었다. 올해 주총 전 공시된 경영권 분쟁 소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분쟁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올해 정기 주총을 앞두고 △DB손해보험 △가비아 △코웨이 △에이플러스에셋 △덴티움 △솔루엠 등을 대상으로 주주제안 활동을 펼쳤다. 가비아에는 의안산정 가처분을 내기도 했다. 가비아가 얼라인이 요구한 이사보수 공개를 권고하는 주주제안권 행사(권고적 주주제안)를 명시적으로 거부했다. 얼라인은 "가비아가 주주제안 안건 상정을 거부하면서 해당 안건의 상정을 구하는 의안상정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얼라인은 또 다른 기업에 검사인 선임 소송을 제기했다. 통상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총에서 표 대결을 염두하고 검사인 선임 소송을 낸다. 또한, 검사인 선임 여부와 무관하게 소송 제기 자체만으로도 회사 측에 상당한 부담을 주며, 주주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도 거세졌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을 대상으로 행동주의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3일 주총 의안상정 가처분을 냈다.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 제기에 앞서 주주 제안서를 제출했다. 주주 서한을 통해 LG화학 이사회에 지배구조, 투명성, 자본배분에 관련된 우려를 제기했다. 이달 10일에는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안을 제안했다. 일정 지분 규모와 보유 기간 요건을 충족한 주주가 주총에서 구속력 없는 권고적 주주제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해 주주 참여와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주요 지표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공시하고 경영진 보상체계를 재검토하는 한편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의 유동화 확대도 주주 제안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이사회와 소액주주 간 소통 역할을 담당하는 선임독립이사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안도 제안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행동주의펀드들의 압박 공세도 정교해지고 있다"며 "주총 앞두고 소송을 통해 표심에 영향을 주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