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공항운영사 통합, 경쟁력 설계가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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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운영 공기업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통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기관 통합은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기능 중복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공영역의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공항운영사 통합에 대한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공항운영사 통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방공항 정책 실패와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재정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는 졸속 행정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유지해 온 반면 전국 14개 공항을 맡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적자를 냈다. 가덕도신공항은 10조 원이 넘는 사업비가 필요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물론 통합을 지지하는 견해도 있다. 집중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성장한 인천공항의 성과와 역량을 다른 곳과 나눠야 한다는 것으로 일리 있는 주장이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은 이번에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 공항 운영 주체가 둘로 나뉘어 있다 보니 인력과 시설 운용에 중복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 통합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8년 한국공기업학회는 당시 기획재정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공항 운영 체계 개편을 공개적으로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항마다 처한 여건과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인천공항은 글로벌 환승 수요와 항공 네트워크 경쟁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허브 공항이다.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노선 확대, 서비스 혁신이 경쟁력 유지의 핵심 조건이다. 반면 인천공항을 제외한 지역 공항은 지역 접근성을 높이고 생활권 이동을 지원하는 기반 시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정책 목표 역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맞춰져 있다.

이처럼 기능과 전략이 다른 공항 체계를 단일한 틀로 묶는 과정에서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조직 통합 자체가 목적이 되면 각 공항이 지닌 고유한 경쟁력이 흐려질 수 있다. 특히 허브 공항의 투자 여력이 약화되거나 의사 결정 과정이 복잡해질 경우 국제 공항 간 경쟁에서 대응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항공 수요뿐 아니라 물류와 관광, 산업 전반의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방 공항의 구조적 적자를 줄이고 신공항 건설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과제 역시 중요하다. 다만 이를 위해 성장 기반이 구축된 공항의 전략적 기능을 약화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정책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공항 정책은 재정 부담의 조정이라는 단기 과제와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장기 목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허브 공항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공항을 단순 교통시설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로 보는 관점이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우리 역시 효율성 중심의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공항운영사 통합 논의의 핵심이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의 역량을 키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인천공항은 글로벌 허브로서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지방 공항은 지역 수요에 맞는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경쟁력을 분산시키는 게 아니라 경쟁력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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