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토목학회와 한국건설관리학회가 인프라 건설 분야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업계 전반에 퍼진 불신과 경직된 제도가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토목학회와 한국건설관리학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41회 건설정책포럼을 공동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위기의 대한민국 인프라 건설: 제도와 규제 진단 및 선진화’를 주제로 열렸으며 약 12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포럼은 국가 인프라 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건설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두 학회가 공동으로 정책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제에 나선 조훈희 한국건설관리학회장과 이석종 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현재 건설산업이 ‘죽음의 소용돌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전반이 불신 구조에 갇혀 제도 개선과 혁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 안전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안전과 노동, 환경, 탄소중립 등 사회적 가치는 중요하지만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분리된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 격차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반도체 산업이 매출의 8.5%를 R&D에 투자하는 반면 건설산업은 0.6%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직된 제도로 인해 투자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순수내역입찰제 도입 등 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적정 공사비와 공기 확보 △합리적인 업역 체계 구축 △기술인 권한과 책임 강화 △신뢰 기반 계약 구조 정착 △발주자·설계자·시공자 간 리스크 분담 △전문가 중심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개선 과제가 논의됐다.
한승헌 대한토목학회장은 “인프라 건설을 둘러싼 제도와 규제 문제는 국가 경쟁력과 국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이라며 “양 학회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