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미경 박사, 토착 미생물 발굴서 제품화·수출형 기술 개발까지 산업화 성과
홍성창 박사, ‘깊이거름주기’로 질소비료 줄이고 수확 늘려 저탄소 영농 실용화
농촌진흥청이 최근 연구 성과와 조직 기여도가 뛰어난 7명의 연구직 공무원을 연구관 특별승진 대상자로 선발하면서 이들의 주요 연구 성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상미경(농업미생물과)·홍성창(기후변화대응과) 박사는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농가와 산업 현장으로 확장된 성과를 축적해 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상 박사는 토착 미생물 발굴을 바탕으로 제품화와 수출 기반 조성까지 성과를 넓혔다. 홍 박사는 비료 사용 방식을 바꾼 ‘깊이거름주기’ 기술을 현장에 안착시켜 생산성과 환경성을 함께 끌어올렸다.
이번 특별승진 대상자 선발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공공 연구가 실제 농업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이투데이는 특별승진 대상자 가운데 기술의 현장 적용성과 산업화, 농가 체감 효과가 두드러진 이들의 성과를 중심으로 농진청 연구가 농업 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짚어본다.
상 박사는 기후변화로 심화한 재배 현장의 복합 스트레스 문제에 대응할 미생물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고온과 건조, 염류집적, 병해충 확산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 단일 처방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작물의 생리 반응과 면역 반응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바이오스티뮬런트 기술 도입에 집중했다.
그는 미생물 단독 처리의 편차와 지속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효능증진제와의 복합 처리 전략을 적용했고, 이를 통해 기술의 균일성과 현장 응용성을 높였다. 국내 토착 미생물을 바탕으로 식물병 방제 미생물 13종, 환경장해 경감용 바이오스티뮬런트 9균주, 활성물질 4종을 발굴하고 작용기전까지 규명해 산업화 기반을 다졌다.
현장 성과도 뚜렷하다. 염류집적 피해 농가 11곳 실증에서는 토마토 수확량이 21.4% 늘었고 오이는 8.2~14.5% 증가했다. 유기농 오이 재배 농가에서는 뿌리혹선충 밀도가 67~78% 줄었다. 양파 적용에서도 수확량이 26.7% 늘고 상품성이 20% 높아졌으며 10아르당 소득도 104만2884원 증가했다. 베트남 벼 재배 현장에 ‘메소나’를 적용했을 때는 수확량이 18% 늘어 해외 테스트베드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험실 단계의 기술이 아니라 국내외 농가 생산성과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임을 현장에서 입증한 셈이다.
상 박사의 성과는 산업화와 수출 기반 조성에서 더 두드러진다. 바실러스 메소나에 H20-5 기반 환경장해 경감 기술은 글로벌아그로에 전용실시돼 메소나라는 제품으로 상용화됐다. 바실러스 H30-3 기반 기술 역시 팜한농에 전용실시돼 ‘우리땅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CJ제일제당과 협력해 브라질 시장을 겨냥한 콩 선충병 방제 미생물제를 개발했고, 글로벌아그로와는 메소나를 기존 대비 3.3배 농축하고 효율은 네 배 높인 수출형 고농축 제형으로 고도화했다. 공공 연구가 제품 출시, 기술료 창출, 해외 실증 협의로까지 이어지며 산업과 수출의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상 박사의 성과는 공공 연구가 농가 실증을 거쳐 기업 제품으로 출시되고 다시 해외시장 진출 기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 성과를 현장 적용과 산업화, 수출로 연결한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홍 박사는 질소비료 사용을 줄이면서도 생산량과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깊이거름주기’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확산시킨 성과를 인정받았다. 탄소중립과 환경부담 저감이 농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비료 사용 방식 자체를 바꿔 저탄소 농업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깊이거름주기는 비료를 토양 표면에 뿌리는 대신 25~30cm 깊이의 토양 속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홍 박사는 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일반 트랙터 부착형으로 실용화해 영농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특허 등록 결정과 PCT 국제특허 출원, 기술이전 성과도 냈다.
기술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질소비료 사용량은 22~25% 줄이고 웃거름 1회를 생략할 수 있었으며 암모니아 배출은 논에서 100%, 마늘 재배에서는 73% 각각 감소했다. 질산 생성 역시 논토양에서 90~94%, 밭토양에서 24~43% 줄었다. 질소 손실을 줄여 양분 흡수를 높이고 미세먼지 유발 물질과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생산성과 소득 측면에서도 성과는 분명했다. 벼 9%, 콩 23%, 배추 24%, 밀 26%, 보리 27%, 옥수수 조사료 29%, 양파 52%의 생산량 증가가 확인됐다. 양파는 10아르당 소득이 267만8000원 늘었고 밀과 옥수수 조사료도 각각 22만6000원, 28만3000원 소득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2025년 추가 실증에서는 건답직파 벼 재배 때 잡초 발생량이 87% 줄고 수량은 20% 늘었다. 밀은 생산량 38% 증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웃거름 사용량 50% 절감과 수량 61% 증가가 확인됐다.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농가 경영 개선 효과가 커 현장 수용성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적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벼와 밀, 양파, 옥수수 조사료, 마늘에 이어 올해는 배추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까지 적용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시범보급도 마늘·양파 수량 증대, 밭작물 유해물질 저감, 저탄소 고품질 쌀 혁신벨트, 논 타작물 혁신벨트 등으로 넓어졌다. 고추밭에서는 총질소 44%, 총인 23%, 논물에서는 총질소 26%, 총인 23% 저감 효과도 확인됐고 장치 개량을 통해 작업시간 30% 단축 성과도 나왔다. 저탄소농업기술 인증과 암모니아 저감기술 활용으로도 이어지며 연구 성과가 정책과 제도 영역으로까지 연결됐다.
홍 박사의 성과는 비료 사용량 절감, 생산성 향상, 환경부담 저감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냈다는 데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현장에서 작동하는 농업기술로 바꿔냈다는 점에서 깊이거름주기 기술은 농진청 연구 성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이번 연구관 특별승진은 묵묵히 연구와 조직발전에 헌신해 온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앞으로도 농업·농촌 현장과 국민 삶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 성과를 창출하고 공직자에게는 도전과 성취의 동기를 부여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