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최대 75% ‘니파바이러스’ 팬데믹 막는다…질병청, 백신·치료제 동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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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2029년 임상 1상 목표…치료제는 2032년 IND 추진

▲우인옥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2026년 제1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보건연구원)

치명률이 최대 75%에 이르는 고위험 인수공통감염병 니파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국내 바이오기업들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질병청은 상용화된 제품이 전무한 상황에서 고위험 신종감염병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공공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7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2026년 제1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니파바이러스 백신 개발 전략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니파바이러스는 과일박쥐를 자연 숙주로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사람에게 감염되면 급성 뇌염 등 중증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치명률은 40~7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뒤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왔다. 국내 발생 사례는 없지만 2025년 제1급 법정감염병 및 검역감염병으로 지정됐고, 아직 상용화된 백신과 치료제는 없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3년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백신 개발 우선순위 감염병 9종에 대해 국내 기술 기반의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쿤구니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신증후군출혈열(한탄), 니파, 라싸, 뎅기 등이다.

특히 보건연구원은 2022년부터 니파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발굴 연구를 진행해 비임상 단계에서 면역원성을 확인한 후보 항원을 확보했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와는 재조합 단백질, 에스티팜과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반 백신 개발을 각각 추진 중이다.

우인옥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은 “현재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약 150종에 달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모든 병원체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우선순위 병원체를 선정해 ‘프로토타입 백신’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할 때 관여하는 G 단백질과 세포 융합 과정에 작용하는 F 단백질을 핵심 항원으로 삼아 후보물질을 설계했다. 동물모델에서 면역원성을 확인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단백질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동물모델 효력평가와 독성·안정성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한 뒤 2029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백신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신속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우 연구관은 “프로토타입 백신이 확보되면 유사 계열 바이러스가 출현하더라도 100~200일 내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니파바이러스 대응은 단일 질병을 넘어 향후 발생할 ‘디지즈 X(Disease X)’에 대비한 기반 구축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치료제 전략은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와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나뉜다. 항체치료제도 G 단백질과 F 단백질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김현주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은 “G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면 감염 초기 단계에서 바이러스 침투를 차단할 수 있고, F 단백질은 감염 이후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진은 차세대 항체 플랫폼을 중심으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간화 항체와 나노바디를 결합한 전략이 핵심이다. 김 연구관은 “나노바디는 일반 항체의 10분의 1 수준 크기로 항원 접근성이 높고 생산이 용이하다”며 “여러 개를 연결해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G 단백질 표적 인간화 항체와 F 단백질 기반 나노바디를 각각 발굴한 뒤 이를 결합한 이중항체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마우스(쥐)에서 확보한 항체 후보 가운데 일부는 니파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을 확인했고, 현재 인간화와 구조 분석이 진행 중이다. F 단백질 기반 나노바디는 알파카 플랫폼을 통해 11개 후보를 확보해 추가 특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2027년까지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2028~2029년 소동물 비임상, 2030~2031년 영장류 효능평가를 거쳐 2032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국제백신연구소(IVI),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협력해 진행 중이다.

김 연구관은 “니파바이러스 대응을 통해 확보한 항체 및 평가 플랫폼은 향후 신·변종 감염병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 협력 기반을 통해 공중보건 위기 시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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