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재개 기대감에 시장 반색…트럼프는 ‘호위 연합’ 참여 거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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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파키스탄 선박 통과
WTI 5.3%↓…뉴욕증시 반등
美재무 “이란 유조선 해협 통과 허용하고 있어”
트럼프, 틀린 수치 언급하며 한국 참여 요구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무스카트항에 7일(현지시간)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무스카트/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사실상 봉쇄했던 호르무즈 해협이 일부 선박에 대해 제한적으로 다시 열리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하락했고 뉴욕증시는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향해 호위 작전 참여를 압박하는 등 호르무즈 통과 선박 보호 의지를 보인 것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인도·파키스탄 선박 일부가 이란과의 협상을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이란 정부와 직접 협상을 통해 선박 통과를 확보해 전날 인도 선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이 해협을 통과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재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란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2.8% 떨어진 배럴당 100.21달러로 마감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3% 급락한 배럴당 93.5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3% 상승했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1.01%, 1.22% 올랐다. 미국이 해협 통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호위 연합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연합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동맹국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동참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물량은 1% 미만”이라며 “일본은 약 95%, 중국은 약 90%, 한국은 약 35%를 이곳을 통해 들여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 해결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일부 수치는 실제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수입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산 비중은 약 60% 안팎으로, 3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미군이 주둔해 동맹국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주한 미군 규모가 4만 명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 주한 미군 병력은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동맹국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임무가 아니다”라며 군사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일본 정부는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해상자위대 파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참의원(상원)에서 “일본이 법적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동맥이다. 해협이 부분적으로 다시 열리면서 시장은 일단 안도했지만, 주요국의 호위 작전 참여 여부와 중동 정세에 따라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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