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상장 미뤄진 야놀자, 지분투자 한계…창사 첫 사모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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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업공개(IPO) 준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지분 투자 중심이던 자금 조달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 13일 사모 방식으로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8년 3월, 표면금리는 연 4.79% 수준이다. 이번 사채는 야놀자의 첫 채권 발행이다. 야놀자는 현재 신용등급이 없는 비상장 기업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야놀자는 2020년부터 IPO를 추진해왔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준비에 착수했지만, 일정은 번번이 미뤄졌다. 그해 발발한 코로나19로 여행 산업이 위축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고강도 금리 인상과 기술주 투자심리 둔화 등으로 IPO 시장 환경이 악화한 영향이다.

상장이 지연되는 동안 야놀자는 지분 투자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초기에는 DSC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털(VC) 투자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글로벌 확장 단계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21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약 8조원 수준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IPO 일정이 길어지면서 이러한 자금 조달은 부담이 됐다. 상장이 지연된 상황에서 추가 지분 투자를 유치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어 상장을 앞둔 기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지분 투자 중심이던 자금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차입 조달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 흐름에서도 이런 변화의 배경이 일부 나타난다. 야놀자의 단기 유동성 자산은 2023년 말 약 441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1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약 470억원에서 117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글로벌 사업 확장과 투자 확대 영향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IPO 지연의 배경으로 기업가치 눈높이 문제도 거론된다.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 당시 약 8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상장 시점에서도 이에 준하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최근 글로벌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를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그동안 벤처투자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라 채권 조달 경험이 거의 없었다"며 "IPO 일정이 길어지면서 재무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금 조달 경로를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IPO 추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 전략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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