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국뽕'?⋯방탄소년단은 왜 '아리랑'을 택했나 [BTS 2.0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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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다. 활동의 시발점은 오늘(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다.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컴백은 팀의 맏형 진이 2022년 입대하면서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멤버 전원이 전역한 지난해엔 방탄소년단의 컴백 시기는 물론 신보의 장르, 협업 대상, 월드투어 규모 등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뜨거운 관심 속 이들은 신보명으로 '아리랑'을 공개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다만 이를 단순한 전통 요소 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군 복무 이후 다시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의 상황, 그리고 멤버들이 30대에 접어들며 맞이한 새로운 챕터의 서사가 '아리랑'이라는 상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특정 작곡가가 아닌 민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국인의 삶과 함께 불려 '제2의 애국가'로 통하기도 한다. 반복되는 후렴구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이별과 시련, 그리고 이를 끝내 넘어서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적 요소를 음악에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발표한 '아이돌(IDOL)'에서는 아프리칸 리듬에 한국의 전통적인 가락과 추임새를 엮었고, 같은 해 멜론뮤직어워드 무대에서는 사물놀이와 탈춤, 사자춤을 현대적인 퍼포먼스와 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멤버 슈가가 조선 시대 궁중음악 '대취타'를 샘플링한 솔로곡 '대취타' 역시 전통 음악을 힙합 트랙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번 '아리랑'은 기존 방식과 결이 다르다. 기존에는 추임새, 멜로디 등을 팝 음악에 결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국적 서사 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다. 단순히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라 그룹의 메시지와 정체성을 설명하는 핵심 상징으로 '아리랑'을 활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틀곡 '스윔(SWIM)'도 삶의 파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풀어냈다. 리더 RM이 작사 전반을 주도하며 곡의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현 상황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013년 데뷔해 반항기 어린 음악을 선보이던 이들은 '봄날', 'DNA', '아이돌(IDOL)' 등 히트곡을 내면서 K팝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과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 등 영어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고 '그래미 어워즈'에서 3년 연속 후보로 올랐다.

이후 멤버들은 군 복무로 인한 긴 공백을 맞이했고, 약 4년 만에 다시 완전체로 출격한다. 음원 차트 1위, 시상식 대상이 활동의 유일한 목표가 아닌 시점이다. 대중이 이들에게 기대하는 행보 역시 '한국을 알린다'는 것 이상이다.

다만 이 같은 상징과 서사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음악적 완성도가 관건이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이 아리랑과 같은 전통적인 상징을 전면에 내세우는 선택은 한국적 요소의 활용, 광화문 및 경복궁 공연 등 한국의 민요와 공간을 세계에 알리고 관심을 환기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다"면서도 "이제는 '알린다'를 넘어 공감을 만들고 지속 가능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지향하고 홍보하는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음악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이너마이트'-'버터'-'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이어지는 이벤트성 히트 싱글과 앤솔로지 이후 팀 단위로 그들의 지향과 정체성을 노래하는 결과물 자체가 굉장히 오랜만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방탄소년단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지', 혹은 거대한 상징으로서만 남아있을지 전망이 갈릴 것"이라며 "이번 '아리랑' 컴백은 그룹의 음악적 수명을 어디까지 연장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갈림길과 같은 셈"이라며 앨범 완성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컴백은 방탄소년단이 선택한 메시지를 음악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해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들이 내놓은 서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감과 반향을 만들어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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