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대기 중"…호르무즈에 묶인 한국 선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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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야 운항 가능"

▲"무기한 대기 중"…호르무즈에 묶인 한국 선원들.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7일 선박들이 보인다. (호르무즈(이란)/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 운항이 사실상 멈춘 가운데, 중동 해역에 대기 중인 한국 선박 선원들이 무기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재 선원 상황에 대해 “지금 사우디 주베일 앞바다에 묘박 대기하면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무기한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현재 페르시아만 해역에 있는 한국 선박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 “페르시아만에 있는 우리 선박 26척 모두 식량은 한 달치 이상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지역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보급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동도 수출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현지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져 가격이 두 배 정도씩 올랐다고 하더라”며 “일부 항만을 제외하고 보급은 가능하지만 언제 식량이 조달되지 않을지 불안감이 있어 선사마다 확보할 수 있을 때 계속 확보하자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중소형 선사는 이미 데드라인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며 “선박 한 척을 세워 놓을 때 발생하는 제반 비용, 용선료, 보험료, 퇴선 지연 손실 등이 겹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손실은 보험으로 보전되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 위원장은 “이건 보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해운사가 전부 떠안아야 하는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길어질수록 해운사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중소형 선사는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장기화되면 개별 해운사 문제가 아니라 물류와 수출입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함 파견을 통한 호위 운항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과거 해적 위험에서 선박을 호송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미사일, 드론, 기뢰가 날아다니는 전시 상황이라 호송한다고 해서 해운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통과하자고 바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역 통과 전에는 선원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고 교대 문제도 맞물려 있다”며 “연합 호위가 생기더라도 선사들은 제한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미국 선박이 아닌 경우 통과를 허용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 위원장은 “선박의 안전과 선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완전히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운항 정상화의 전제는 전쟁 종식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선박 운항이 가능한 환경은 전쟁 종식 선언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선원 교대 문제에 대해서는 “승선 계약이 끝나면 교대시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재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불가능한 단계는 아니어서 교대 계획을 세우고 교대자도 수배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승선 계약은 4개월 단위”라며 “이미 3개월이 된 선원도 있고 4개월 차가 되는 선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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