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숨은 난제는…연료 저장·안전성 과제 [중동發, K-조선 항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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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체연료 추진 선박 전년 대비 47% 감소
기술적 난제로 초기 상용화 단계 그쳐
해상 화재 위험도 여전…“안전성 높일 기술 개발 핵심”

국제 환경 규제 강화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으로 친환경·대체연료 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운항 단계에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료 저장과 안정성, 운영 효율 등 상용화를 가로막는 현실적 장벽이 남아 있어서다.

16일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에 따르면 지난해 대체연료 추진 선박의 발주량은 총 275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34척) 대비 약 47% 감소한 수치다. 선종별로 보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이 188척으로 대체연료 선박 발주의 약 68%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메탄올 추진선은 61척으로 전년(149척)보다 크게 줄었고, 암모니아와 추진선과 수소 추진선 역시 각각 5척과 4척 수준에 그치며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국제사회의 해양 환경 규제 강화 등에도 대체연료 추진선 발주가 급격히 늘지 않는 이유는 운항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아서다. 일례로 전기추진 선박은 일부 상용화됐지만 배터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 한계로 유럽 연안 등 비교적 짧은 항로에서만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장 2~3개 규모의 초대형 선박이 다니는 원양 항해에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할 배터리 충전·저장·교체 기술 확보가 당장은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체연료 선박 시장의 주력 선박인 LNG 추진선은 운영 측면에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기존 선박보다 연료 저장과 공급을 위한 설비가 더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운항 관리 업무가 복잡해질 수 있다. 한 항해사는 “LNG는 영하 16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로 액화해 저장해야 하는 만큼 운항 중 설비와 업무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며 “연료 유출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차세대 무탄소 연료로 부상 중인 메탄올과 암모니아도 선박 전반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두 연료 모두 독성이 강해 선박 내부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 치명적인데, 이를 안전하게 저장·운반할 수 있는 기술적 난제가 남아있어서다. 특히 현재 선박에 쓰이는 강재와 배관 부품 등이 부식성이 강한 메탄올과 암모니아를 장기간 견디기 어려워 관련 소재와 저장 기술개발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력, 리튬이온배터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는 모두 안전성 측면에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특히 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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