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ㆍ이란 전쟁의 '출구 전략'과 주요 기업들의 실적 이벤트로 향하고 있다.
16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ㆍ이란 전쟁 격화 여부와 유가 향방, 미국 사모 시장,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경로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를 5150~5700으로 제시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들며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로 인한 원유 공급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군사시설인 하르그섬 폭격을 발표하고 추가 공격을 시사하면서 유가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그는 "이번 주 초반부터 '유가 변동성 확대가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현상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쟁 당사국들 입장에서 사태 수습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 존재하기에 주중 이번 전쟁의 출구전략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구체화되는지가 증시 분위기 반전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증시는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국제유가 110달러 돌파, 미국 고용 쇼크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며 월간 두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극도의 공포 심리를 반영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6.2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하방 압력이 제한됐다. 한 연구원은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관련 광통신, 에너지 안보 이슈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원전 수주 기대감이 반영된 원전 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 증시는 매크로 이슈 외에도 엔비디아 GTC 2026과 마이크론 실적 등 내부적인 이벤트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처리 장치(GPU)인 '베라 루빈'의 구체적인 양산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 4(고대역폭메모리 4세대) 매출 인식 가시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사실상 국내 반도체주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이벤트"로 꼽았다. 그러면서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치인 매출액 19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8.7달러를 기록할지를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한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삼성전자(16.4조원), SK(5.2조원) 등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며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 본격화를 앞두고 대기업을 필두로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ㆍ이성훈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사모 대출 시장 부실화 우려 등 대외 변동성에 취약한 장세지만, 종목별 대응 측면에서 기업의 실적 전망과 주주환원 정책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