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변동성 선제 대응… 채안펀드 10조+@ 증액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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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언제든 가동 준비"

금융권 출자 "회사·여전채' 매입
가산금리 급등 막아 유동성 공급
국고채·캐피탈채 등서 불안 조짐
"투입하기엔 이르지만, 최악 대비"

금융당국이 중동발(發) 지정학 리스크 확산에 대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운용 한도를 현행 20조원에서 30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까지 함께 확충될 경우 전체 시장안정 대책 규모가 100조원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3일 금융정책국장 주재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최근 자금시장 동향과 안정화 방안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시장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채안펀드 최대 운용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안펀드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회사채와 여전채를 매입,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안전판이다. 현재 83개 금융회사가 출자 약정을 맺고 있으며, 필요하면 ‘캐피털 콜’ 방식으로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다. 채권시장 경색 국면에서 과도하게 벌어진 크레딧 스프레드(가산금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소방수 펀드’로 통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현재 논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한도 증액이 특별히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채안펀드를 실제로 투입해야 할 시장 여건은 아직 아니지만, 언제든 즉각 가동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사태와 비상계엄 국면 등 시장 혼란이 발생할 때마다 채안펀드 운용 한도를 30조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번 논의에서도 최소 10조원 이상의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운용하는 10조원 규모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도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의 전면전 확전과 장기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이것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로 이어지면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시장 불안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연 3.3~3.4%대로 빠르게 상승했고, 금융권의 ‘취약 고리’로 꼽히는 캐피털채와 카드채 등 여신금융채권(여전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며 비은행권의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3년 만기 AA- 캐피털채 발행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4.011%로, 약 22개월 만에 4%선을 위로 올라왔다. 3년 만기 AA+ 카드채 발행금리도 지난 9일 연 3.925%를 기록해 2024년 3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 불안이 아직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일부 기업이 회사채 발행 시기를 늦추는 사례는 있다”면서도 “채권 물량 자체는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되고 있고, 회사채 신용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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