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운영손실 2조8311억원⋯공공주도 공급 부담 커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중심으로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LH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공공주택 착공 등 실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다만 임대주택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과 공공주도 공급 정책의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해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LH가 담당할 물량은 55만6000가구로 전체의 약 41%에 달한다. 3기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공공주택 건설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주요 공급 사업의 상당 부분을 LH가 맡는다.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도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 6만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하며 공공주도 공급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공급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LH는 공공택지를 조성한 뒤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주택 공급을 유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공이 직접 개발과 분양까지 수행해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LH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도 나섰다. LH는 올해 건설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을 포함해 총 3만7000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공급 실적보다 약 6000가구 늘어난 규모다. 공급 물량 가운데 약 57%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주택 사업 확대에 따라 LH의 발주 규모도 늘고 있다.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LH 수요 공공주택 공사·설계·CM 발주 규모는 총 126건, 8조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조5372억원보다 22.4% 증가한 수준이다. 공사 발주 규모는 6조991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2132억원 늘었고 CM 용역은 1조51억원으로 같은 기간 4749억원 증가했다. 반면 설계용역은 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민간 참여사업 확대와 LH 발주 시기 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실제 공급이 기대만큼 이뤄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승인 물량은 2022년 2만2622가구에서 2023년 7만1548가구, 2024년 10만5501가구로 증가했으나 착공 물량은 2022년 1만8431가구에서 2023년 1만944가구, 2024년 5만127가구에 그쳤다. LH 준공 물량은 2022년 6만3131가구에서 2023년 5만7816가구로 줄었다. 2024년에는 2만6718가구까지 감소했다.
LH의 재무 부담도 과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20년 1조6828억원에서 2024년 2조8311억원으로 증가했다. 가구당 발생 부채 역시 2021년 8200만원에서 2024년 9100만원으로 늘었다. 임대주택 운영 가구 수가 계속 늘고 있고 노후 단지 증가에 따른 수선비 부담도 커지면서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에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공공 중심으로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에서 일정 물량을 확보해 공급하는 것은 집값 변동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모든 공급을 공공이 맡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과 민간이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공급 체계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