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 땐 내 주머니, 환급은 회사 주머니?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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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소비자 집단소송에 직면했습니다. 과거 부과됐던 관세에 대한 대규모 환급 절차가 진행되면서, 이른바 '이중 회수'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유통기업이 외부 충격에 따른 비용을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해 놓고, 이후 그 요인이 해소되어 발생하는 이익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유통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IEEPA 기반 관세 징수 중단과 환급의 배경

▲미국 연방 대법원 전경. AP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에서 시작됐습니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당시 근거로 삼았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조치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IEEPA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 불법 관세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IEEPA 기반 관세 징수 중단 및 환급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어 4일, 코스트코 포함 수입업체 전반에 대한 환급 절차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돌려받게 될 환급금 총액은 약 1660억 달러(약 247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중 회수'와 원고 측의 주장

(출처=클립아트코리아X이미지투데이)
막대한 환급 절차가 가시화되자, 1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코스트코 회원 매튜 스토코프는 시카고 연방법원에 코스트코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기업의 '이중 회수' 여부입니다. 코스트코가 관세 부과 기간 동안 수입 원가 상승분을 소매가에 반영해 사실상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해 놓고,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로부터 환급금까지 챙기는 것은 부당이득이라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입니다. 소장에는 "향후 구매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약속으로 과거 구매자의 손해를 대체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과거 구매자에 대한 소비자 환급이 현재 법적 의무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이는 환급금을 둘러싼 소송 과정에서 제기된 원고 측의 법적 주장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Ron Vachris 코스트코 최고경영자(CEO)는 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환급금을 받게 되면 낮은 가격과 더 나은 가치를 통해 회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소송에 직면한 물류기업 페덱스가 "환급금을 받으면 추가 요금을 부담한 고객과 화주에게 직접 환급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를 이루며, 불특정 다수를 향한 간접 보상 방식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韓 유통업계에 던지는 시사점…'로켓 상승·깃털 하락'

▲미국 소비자들이 캘리포니아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신화뉴시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법적 공방을 넘어 한국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원자재 가격, 환율, 관세 등 외부 요인으로 비용이 오를 때는 즉각 소매가에 반영하지만, 요인이 해소되었을 때 가격 인하는 더디게 진행되는 이른바 '로켓 상승·깃털 하락' 현상과 구조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 상품 비중이 높은 국내 대형 유통망 역시 환율과 물류비 변동이 소비자 가격에 직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근본적으로 묻고 있는 것은 외부 요인으로 부당하게 전가된 비용이 사후에 어떻게 조정되고 환원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입니다. 미국 법원이 이번 이중 회수 논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리고 그 결과가 글로벌 유통업계의 가격 정책에 어떤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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