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사업 이익 분배일 뿐 임금 아니다"
한화오션·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임금성 일부 인정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해 퇴직금을 재산정해달라는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법원이 사건마다 다른 판결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2일 오전 한화오션 전·현직 직원 97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한화오션의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에 해당하지 않아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인정했다.
한화오션 전·현직 직원들은 '성과배분 상여금'과 '경영평가 연계 성과보상금' 등의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2021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평균임금이란 퇴직 전 3개월 동안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평균임금이 늘면 퇴직금도 늘어난다.
앞서 1, 2심은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화오션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을 재원으로 해 그 발생 여부나 규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배분되는 것"이라며 "사업이익의 분배일 뿐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영성과급 지급에 관한 합의를 하지 않아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정기적으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경영성과급의 성과지표는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 재무제표를 성과지표로 하므로 목표 대비 달성도에 따라 지급률이 차등 결정되는 구조임을 감안하더라도 근로 제공과 직접, 밀접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해당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금품 지급 의무 발생이 근로 제공과 직접·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며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2018년 공공기관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된 대법원 판결 이후 사기업에서도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잇달았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대한 동일한 판단 법리를 적용하면서도 회사별로 다른 결론을 내놨다.
이는 회사별로 다른 성과급 지급 기준과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성과급이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금품인지, 규칙 등에 따라 회사의 지급 의무가 법적으로 인정되는지 등에 따라 임금성 판단이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법원은 1월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에서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중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임금성을 인정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지급 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고, 그 지급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됐으므로 삼성전자에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봤다.
반면 지난달 SK하이닉스 퇴직금 소송에선 이날 한화오션과 마찬가지로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SK하이닉스의 취업규칙이나 급여규정 등에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없고, 연도별 노사 합의로 지급 기준이 정해져 왔을 뿐 회사가 성과급을 계속 지급해야 할 법적 의무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정 연도에는 지급 여부에 관한 노사 합의 자체가 없었고, 노사 합의 적용 대상이 아닌 직군에도 회사 재량으로 동일 기준이 적용된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