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운영ㆍ자문위원 메시지 등에 우려 담겨
박종우 부총재보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 경계감"

끝을 보이지 않고 있는 중동 전쟁이 국내 경제 전반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충돌 양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국제유가와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수록 물가와 환율 등에 영향을 미쳐 국내 통화정책 등 경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통화정책 운영방향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성장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중동지역 리스크 전개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향후 중동 리스크 등 대내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명시했다.
당초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여에 대한 통화정책 여건 판단과 정책결정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2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발발한 중동 이슈로 금통위 논의 당시 없었던 '중동 리스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이번 보고서 상에는 중동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와 우려가 곳곳에 담겼다. 한은 통화정책국은 "중동지역 및 국제유가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압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경우 국내 물가에도 직ㆍ간접적 경로를 통해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 역시 보고서 상 주관위원 메시지를 통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대외 환경 급변으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황 위원은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측면에서 중동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통화정책 역시 중동지역 리스크 등 여건 변화에 발맞춰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중동 사태가 한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도 "현재 중동 관련 시나리오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중동 사태가 진정된다면 시장금리 진정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시에는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시장 안정 조치를 하겠다는 부분에서 일관적인 입장을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중동 사태가 국내 물가에도 공급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동 사태의 지속 기간이나 강도에 따라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지금 상황이 물가 상승 요인인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