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 삭제·백악관 진화에 유가 낙폭 축소
IEA,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 제안
미국, 이스라엘에 이란 에너지시설 공격 자제 요청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32달러(11.94%) 급락한 배럴당 83.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기준으로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76.73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19% 폭락하기도 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유조선 호위에 성공했다”고 게시하면서 에너지 공급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직전까지 85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WTI 가격은 매물이 쏟아지며 6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대로 밀려났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다. 이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현시점에서 (유조선 호위를) 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부인했다. 라이트 장관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신속히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도 미군의 호위 병력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낙폭을 키우던 국제유가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프닝이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윌 토드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삭제된 게시물은 미국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이란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전략을 더욱 강화하도록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혼선은 이번 주 유가의 극심한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현재 지정학적 상황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로 유가는 전날에도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작전이 곧 종료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90달러대로 급락했다.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WTI 선물의 60일 기준 역사적 변동성 지표는 2022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주요국들도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11일 화상회의를 열고 에너지 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9일에는 G7 재무장관, 10일에는 에너지장관 회의가 각각 열려 에너지 수급 상황과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며 2022년의 총 1억8200만 배럴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방안이 제안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특히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정부가 유가 상승 우려로 전날 이스라엘 측에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기뢰를 즉각 제거하지 않으면 전례 없는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기뢰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