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흑자에 찬물 끼얹은 엔화 반값…토스, IPO 기업가치 새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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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상장 가도에 대규모 악재가 발생했다. 핵심 계열사 토스뱅크가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기업공개(IPO)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최근 발생한 대규모 환전 오류 사고로 시스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토스뱅크 앱 내 일본 엔화 환율이 정상가 대비 절반 수준인 100엔당 472원대로 표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내부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빚어진 이번 오류로 인해 자동 환전 설정 고객들의 거래가 체결됐으며, 토스뱅크는 이로 인해 1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고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약 1000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순이익을 기록,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이자수익 확대 등을 통해 견고한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토스 기업가치를 10조~20조원대로 끌어올리는 핵심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 환전 오류로 시장의 시선은 다시 성장성보다 운영 안정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특히 토스가 나스닥 등 증시 상장을 타진하는 상황에서 금융 서비스 근간인 시스템 무결성에 흠집이 났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예비심사나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도 해당 사고가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은 단순한 실적 개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표상 수익성과 별개로 운영 리스크 관리 능력, 보안 체계, 사고 대응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세가 시스템 리스크에 가려질 경우 토스가 기대해온 플랫폼 프리미엄 역시 온전히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케이뱅크 사례를 토스와 겹쳐보는 시선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상장 당일 주가가 한때 988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공모가(8300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전통적인 은행 밸류에이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토스는 송금, 증권, 결제 등을 아우르는 ‘슈퍼앱’ 기반 플랫폼으로서 3~5배 높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이 같은 몸값이 정당화되려면 단순한 이용자 편의성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안정성과 신뢰까지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안 인프라와 시스템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토스 역시 결국 혁신 플랫폼이 아닌 규제 산업인 은행 잣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토스는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협의를 지속하면서 국내 상장 추진을 고려한 작업에 나선 상태다.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미국 상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나, 이번 사고 이후 시장의 엄격해진 검증이 상장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단순 해프닝을 넘어 토스의 기술적 안정성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며 “금융 본질인 신뢰와 직결된 시스템 오류가 반복될 경우 실적 개선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토스가 향후 얼마나 신속하게 인프라 신뢰를 회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화하느냐가 상장 몸값의 최종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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