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이키 108억 법인세 취소…대법 “협력사 할인, 접대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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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매장 할인 두고 세무당국 “접대비”…108억 법인세 부과
대법 “접대 아닌 매출에누리”…역삼세무서 상고 기각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서 나이키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협력업체 직원 등에게 제공한 제품 할인액을 접대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판결로 나이키코리아에 부과됐던 약 108억원 규모의 법인세도 취소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나이키코리아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세무당국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나이키코리아는 나이키 브랜드의 스포츠 의류와 신발 등을 들여와 국내 대리점과 직영 매장,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회사는 서울과 부산에 직원매장을 운영하면서 자사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물류센터 파견업체 직원, 나이키 계열사 직원 등에게 할인 판매를 해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5~2020 사업연도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한 뒤 이 가운데 협력업체와 파견업체, 계열사 직원에게 제공된 할인 판매를 문제 삼았다. 세무당국은 정가와 실제 판매가격의 차액을 거래 관계자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으로 보고 이를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접대비는 법인세법상 일정 한도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한도를 초과한 금액을 비용에서 제외(손금불산입)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부과했다.

이에 회사는 할인액을 접대비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다며 과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해당 할인액을 접대비로 볼 수 없다고 판단, 나이키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1·2심 재판부는 해당 할인 혜택이 협력업체나 파견업체 직원, 계열사 직원들뿐 아니라 회사 직원과 마케팅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다양한 대상에게 제공됐다는 점에서 특정 거래 관계자와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접대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기업이 할인 판매를 실시하는 것은 매출 확대나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위한 통상적인 판매 전략에 해당한다고 봤다. 향응이나 선물 제공처럼 회사에 일방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접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취지다.

아울러 회사가 제품을 판매할 때 정가에서 할인액을 뺀 금액만 실제 판매대금으로 받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거래 구조를 볼 때 해당 할인액은 접대비가 아니라 매출에서 직접 공제되는 ‘매출에누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접대비 한도 초과액의 손금불산입이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접대비 해당 여부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 법리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할인액은 구 법인세법상 접대비에 해당하지 않고 당초부터 익금에서 제외되는 매출에누리 금액에 불과하다”며 “접대비 한도 초과를 이유로 법인세를 부과한 처분을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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