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플루언서, 시험 보고 보유 종목 공개해라”⋯제도권 편입 논의 본격화[핀플루언서, 금융 권력 되다 下-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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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플루언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노트북LM)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핀플루언서의 보유 종목과 이해관계 등을 공개하도록 해 투자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법조계에서도 감지된다. 1월 대법원은 선행매매로 58억9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주식 유튜버 '주식개미' 김정환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슈퍼개미가 특정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그 종목을 이미 매도 중이거나 매도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행위가 투자자를 오인하게 할 위험이 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번 판결에 대해 "유튜브나 온라인 리딩방 등 비전통적 매체를 통한 투자정보 제공에도 자본시장법 규제가 적용됨을 전제로, 그와 관련된 사기적 부정거래 성립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핀플루언서 활동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석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핀플루언서 자격시험 도입을 제안하며 "기초 금융 지식과 규제 윤리를 갖춘 사람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 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성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방 연구원은 "핀플루언서가 경제적 대가를 받은 경우 '유료 협찬'이나 '광고'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추천하는 행위 역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상 시작 부분에 추천자와 이해관계가 동일할 수 있음을 알리는 표준 공시 문구를 삽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핀플루언서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CFA협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일부 핀플루언서는 이익이 난 사례만 선별해 공개할 수 있다"며 "투자 손실을 포함한 전체 성과를 투명하게 공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핀플루언서가 홍보하는 브랜드와의 재무·고용 관계는 물론 가족 관계 여부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당국과 플랫폼 사업자 간 공조 필요성도 제기된다. 방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불공정 거래를 상시 감시해 위반 계정을 차단하고, 플랫폼 역시 금융당국이 인증한 계정에 신뢰 마크를 부여하는 등 실효성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도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이미 자격 요건을 갖춘 전문가에 의한 자문과 광고 고지 의무 등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정부는 종목을 추천할 경우 해당 인물의 실제 보유 여부를 사전에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는 시세 조종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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