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선 수억 호가 낮추는데⋯노원·도봉 몰리는 무주택 수요 [달라진 ‘부동산 공식‘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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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현대3차 109㎡ 11억 하락
도곡렉슬·헬리오시티 7억대 뚝
가격 내려도 실수요자들 관망세
외곽 2월 생초 증가율 50% 육박
“전세 감소에 외곽 지역 매수세”

최근 강남권에서는 기존 호가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아파트 매매가 성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빠르게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이 급해진 탓이다. 다주택자 감소는 임대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외곽을 중심으로 전세가 줄어들면서 생애최초 내 집 마련 혜택을 활용해 이참에 주택을 매수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는 이달 3일 3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45억원보다 7억원(15.5%) 낮은 가격이다.

청담동 ‘청담현대3차’ 전용 109㎡도 지난달 3일 34억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거래가인 45억원(1월 5일)보다 11억원 떨어졌다. 강남구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59㎡는 지난달 26일 27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최고가 31억5000만원보다 4억5000만원 낮았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지난달 12일 23억82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31억4000만원 대비 7억58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매됐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2억~3억원, 많게는 5억원 이상 가격을 내려도 매수자들이 바로 움직이지 않고 추가 하락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예전에는 호가를 조금만 낮춰도 문의가 바로 붙었는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남권 시장이 급매 중심으로 거래되며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에는 첫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 다주택자가 줄어들면서 서울 외곽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임대차 시장이 흘렀기 때문이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생애최초 매수 건수 증가율은 노원구(49.8%)와 도봉구(47.8%)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서구(19.6%), 성북구(17.9%), 은평구(16.2%) 순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역시 전월 대비 22.7% 증가하며 매수세가 뚜렷하게 확대됐다. 서울의 높은 진입 장벽을 피해 경기 남부권의 신축 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집합건물로 무주택 수요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처인구(66.7%)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기대감과 정책 효과에 힘입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평택시(55.2%), 남양주시(36.2%), 수원시 권선구(30.6%), 화성시(19.4%) 순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수도권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고가 단지가 밀집해 생애최초 혜택(대출 한도 6억원)의 체감 효과가 낮은 지역은 ‘포모(FOMO·기회 상실 공포)’ 장세 속에서도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매수 증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3.2%)였으며 마포구(4.1%), 서초구(5.0%), 강남구(7.7%), 송파구(7.8%)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곳들이다.

무주택자들의 매수 움직임이 빨라진 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6·27 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면서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막힌 집주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 부담은 커지면서 무주택자들이 생애최초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세 매물은 사실상 사라지고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무주택 비중이 높은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정책이 전세 제도를 사실상 약화시키며 매수를 유도하는 구조라 외곽 중심의 생애최초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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