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실련은 10일 재정경제부에 ‘2026 세법개정 건의서’를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고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구조와 사회적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약 3.3%로 전망하고 있으며 한국 성장률 역시 약 1.8~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세정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은 특히 최근 몇 년간 세수 결손이 반복되는 가운데 법인세 비중은 감소하고 근로소득세 비중은 확대되는 등 조세 부담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조세제도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의서에는 소득세·법인세·상속증여세·종합부동산세 등 주요 세목 전반에 대한 개편 방안이 포함됐다. 먼저 소득세 분야에서는 근로소득 기본공제를 현행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고 경로우대자·부녀자·한부모 등에 대한 추가공제도 2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금융소득과 부동산임대소득을 종합과세 대상으로 전환하고 종교인 소득도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분야에서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산업 등 전략산업에 속한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특례세율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대기업 중심의 배당소득 비과세 제도는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업 분할 등을 통한 조세 회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중견기업 범위를 축소하고 세제 특례 적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와 관련해서는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등 부의 이전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중견기업 기준을 매출액 5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낮추고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와 납부유예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합부동산세 분야에서는 기본공제 금액을 기존 6억원 수준으로 낮추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하는 등 과세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등록임대사업자와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자 등에 대한 각종 세제 특례는 다주택자 증가와 투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이 밖에도 개별소비세를 폐지하고 부가가치세를 다단계 세율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 공매도 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 마련, 기회발전특구 관련 세제 특례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또는 폐지 등이 추가로 제안됐다.
경실련은 “조세정책은 단순한 세수 확보 수단이 아니라 경제구조를 바로잡고 사회적 공정성을 실현하는 핵심 정책 수단”이라며 “과도한 조세특례를 정비하고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