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S(스태그플레이션)공포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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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떨어지고 물가 높아질 것...한은 올 2% 성장 2.2% 물가 수정 불가피
전문가들, 딜레마 빠진 한은 금리 인상도 인하도 어렵다 vs 점진적 인상 나서야

▲이란 테헤란의 샤흐란 정유시설이 8일(현지시간) 전날 밤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여전히 검은 연기가 짙게 피어오르고 있다. 테헤란(이란)/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간 전쟁에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100달러를 돌파했다. 수출로 먹고살며 원유를 100%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겠다.

9일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한국 경제가 경기 부진 속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일명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와 생산비용을 끌어올리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다. 동시에, 기업 비용 부담과 실질 구매력 약화를 통해 경기 둔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주요 연구기관들도 경제전망을 서둘러 수정하는 분위기다. 씨티은행은 지난주말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 전망치를 높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와 150달러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1.1%포인트와 2.9%포인트 상승시킨다는 분석결과를 내놔 기존 전망치 조정을 시사했다. 앞서 6일 ING도 글로벌 유가가 10% 오른 상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될 경우 한국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전망치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말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를 64달러(상반기 65달러, 하반기 63달러)로 예상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각각 2.0%와 2.2%로 예상했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문제는 전쟁 장기화 여부로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도 “전쟁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 것인가와 유가가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분위기인 만큼 저성장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일단 물가안정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반면, 예년처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점진적 인상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갈렸다. 주원 연구본부장은 “현시점에서 물가를 잡겠다고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경제를 망치게 될 것이다. 금리 인상도 인하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석유가격을 통제하고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유가가 더 오른다면 무용지물”이라면서도 “이런 식으로라도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김진욱 씨티은행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고 물가안정이 크게 훼손됐던 시기에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선 바 있다”며 “현재 유가 상승만으로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 목표치와 격차가 1%포인트 이상 확대될 경우 한은은 점진적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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