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피피 누적 대여금 76억…사실상 오너 사재로 사업 지탱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직면한 채문선 대표의 화장품 전문 기업 탈리다쿰이 남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개인회사인 에이치피피(HPP)로부터 30억원의 자본을 수혈받으며 사업 동력 확보에 나섰다. 설립 이후 누적된 적자로 재무구조가 임계점에 도달했으나, 이 사장의 전폭적인 자금 대여와 지분 출자가 이어지며 사실상 오너 일가의 사재가 브랜드 지탱의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탈리다쿰은 2월 말 3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증자에는 최대주주인 에이치피피가 약 30억원을 출자하며 단독으로 참여했다. 출자 후 에이치피피의 탈리다쿰 지분율은 기존 84.1%에서 87.5%로 확대됐다.
탈리다쿰은 애경그룹 3세인 채문선 대표가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2019년 설립한 법인이다. 매일유업 외식사업부와 애경산업 마케팅 부문에서 실무를 익힌 채 대표는 직접 화장품 브랜드 탈리다쿰을 창업했다. 탈리다쿰은 성서에 나오는 구절로, ‘소녀여 일어나라’는 의미다. 탈리다쿰은 2021년 미국 시장 진출 등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설립 당시 자본금이 3억원이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손실로 인해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한 상태다. 2024년 말 기준 탈리다쿰의 매출액은 8억9300만원에 불과한 반면, 당기순손실은 29억600만원에 달한다. 자산총계는 16억8100만원, 자기자본은 -55억30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에이치피피는 이번 지분 출자 외에도 탈리다쿰에 대규모 자금 대여를 지속하며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에이치피피가 탈리다쿰에 제공한 장기대여금은 2024년 말 기준 69억9000만원에 달하며, 최근 공시된 단기차입금 연장 건을 포함하면 총 차입 규모는 약 76억원 수준이다. 연장 기간은 올해 4월 7일까지이며 이자율은 4.6%다.
이에 따라 에이치피피 역시 탈리다쿰의 부실로 인한 재무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 에이치피피는 탈리다쿰에 대한 장기대여금 중 46억5000만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또한 탈리다쿰의 누적 손실이 투자 지분 금액을 초과함에 따라 24억4500만원의 지분법 손실을 추가로 인식하고, 이를 대여금에 대한 손실로 반영했다.
한편 에이치피피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지분 93.2%를 보유한 개인회사이며, 채 대표도 6.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오너 일가의 사재가 투입된 개인회사를 통해 부인의 사업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1986년생인 채 대표는 예원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맨해튼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이어 2013년 세아그룹 오너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당시 상무)와 결혼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지분 출자는 탈리다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탈리다쿰은 시장 및 유통 채널 확장, 제품 카테고리 확대 등을 위한 초기 단계에 있으며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