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와 정제품,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정유업종은 단기적으로 반사 수혜가 가능하지만, 유틸리티 업종은 연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내고 “이번 이란 사태는 작년 6월 공격 때보다 강도와 대응 양상이 더 격화된 모습”이라며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시장 전반의 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실제 공급 차질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은 약 4~5개월 치, 한국도 약 7개월 치 원유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요지인 만큼 봉쇄가 장기화되면 유가 상승 압력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는 경유 등 정제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중동 정제설비 차질 우려와 유럽의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등·경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에서 유럽으로의 경유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LNG 시장과 관련해서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갑작스럽게 공급이 끊긴 만큼 시장 충격은 작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 영향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 연구원은 “정유업종은 단기적으로 정제마진 강세와 수출 확대에 따른 수혜가 가능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조달 차질과 가격 통제 가능성 등으로 이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물량 감소와 유럽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수급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틸리티 업종과 관련해서는 “연료비 부담은 높아지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쉽지 않아 2022년과 유사한 이익 감소가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향후 시나리오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란산 물량이 정상 유통되면 유가 안정과 국내 업체 원가 부담 완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전이 현실화하면 유가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중국과 비중국 국가 간 에너지 조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