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요동, 중동 위기 속 빛나는 '원전'⋯유럽서 연료 수입 2~3년치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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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에 발전 5사 대체 물량 확보 총력전… 한수원은 흔들림 없이 가동
우라늄 2~3년 치 사전 비축 강점… 프랑스·영국 등 수입처 다변화로 리스크 최소화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사진제공=원자력안전위원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외부 충격에 흔들림 없는 원자력 발전의 연료 수급 안정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한국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5사는 일제히 최고경영진 주재로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들 발전사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고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제 유가 및 환율 급변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분석하며 안정적인 국가 전력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발전5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격화 등 중동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내 원자력 발전의 연료 수급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자사의 상황에 맞게 해외 파견 인력 보호와 정부 공조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 중이다.

이는 석유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가 가진 치명적인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석유 수입 물량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공급망, 에너지 수급, 물가, 무역수지에 직결되는 등 지정학적으로 매우 민감한 구역이다.

원전이 화석연료 수급난과 거리가 있는 이유는 우라늄 고유의 특성 때문이다. 원전의 핵심 연료인 우라늄은 석유나 LNG 등과 달리 부피가 현저히 작다는 결정적 장점을 지닌다. 이 때문에 보통 발전소 내부에 2~3년 치의 연료를 미리 저장해 두고 가동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로 국제 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황에서도 발전 단가나 연료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한 이유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의 연료 수급은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과거 일정 부분 의존도가 있었던 러시아산 우라늄을 현재 대폭 줄인 상태이며 주로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수입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면적인 재생에너지 전환과 화석연료 축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급 변동성이 낮고 장기 비축이 용이한 원전이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안보의 보루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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