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00원 코앞⋯정부, 30년 만에 '최고가격제' 칼 빼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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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시 징역·벌금 및 초과수익 환수…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만지작
서울 휘발유 1940원대 '고공행진'…시장 왜곡·재정 부담 신중론도 여전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는 등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6.03.06.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충격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자 정부가 석유류 '최고가격 지정제(가격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가까이 사문화됐던 비상조치까지 전면에 등장할 정도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해당 조항은 석유 가격의 현저한 등락으로 국민 경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초과 수익은 국가가 전액 환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정부가 가격상한제를 검토하는 것은 최근 유가 급등세가 비정상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통상 국제 유가 상승분은 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사태 직후 가격이 즉각 치솟았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와 6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없는데도 가격이 폭등했다"며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한 부당 폭리 등 반사회적 악행에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현재 국내 기름값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7일 오후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90.87원이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은 1942.08원으로 이미 1900원 선을 훌쩍 넘겼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압박에 정유 4사와 석유 유통 3단체가 가격 인상 자제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으나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꾸려 담합 및 불공정 거래 집중 단속에 나서는 한편, 아랍에미리트(UAE) 원유 6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는 등 전면 대응에 돌입했다.

다만 최고가격제 실제 발동을 두고는 정부 내에서도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를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판매를 기피해 '공급 절벽(품귀 현상)'이 발생해 오히려 소비자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행법상 가격 통제로 발생한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해 줄 수 있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재정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해 모든 정책적 옵션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나 시장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에 도입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비축유 방출 등 부작용이 덜한 대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시장 흐름을 살핀 뒤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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