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조건 항복” 요구...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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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트럼프 전쟁 목표, 10여가지의 다른 버전”
“이란의 ‘무조건 항복’ 실현 가능성도 희박”
‘톤다운’ 나선 백악관...“항복, 이란보다는 트럼프 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인터 마이애미 축구단 초청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작전을 끝내고 협상에 나서는 조건으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내걸었다. 이란 공습 첫날 메시지와는 달라진 입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계속 바뀌면서 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6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 최종 목표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첫날에는 미국의 전쟁 목표를 핵 프로그램 등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해 미국인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란 정권과 관련해서는 이란 국민이 미국의 공격을 기회로 삼아 신정체제 전복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미국이 이란의 정권교체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이란 국민의 반정부 봉기를 촉구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그러나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리더십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차기로 거론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에서처럼 후계 구도에 자신이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이날은 합의 조건으로 ‘무조건 항복’을 앞세우면서 차기 지도자로는 종교 지도자도 상관없고,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도 고집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NYT는 개전 이후 일주일간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목표가 수시로 바뀌었다며 사실상 10여가지의 다른 버전이 있는 만큼 ‘목표들’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꼬집는 동시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항복 의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미군 기지가 있는 아랍국가마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중동 전체를 포화 속으로 밀어 넣고 있을 뿐 아니라 강경파인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여전히 권력의 핵심에서 항전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무조건 항복’에 해당하는 과거 사례들이 이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차대전 당시 패전국인 일본 등에 적용했던 모델은 다양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이란에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고, 이란과 가장 유사한 것은 이라크 전쟁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의 이란 국가 건설 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존의 이란 정권 내부자가 차기 지도부가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점도 걸림돌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톤다운’에 나섰다. 그는 “이란이 더 이상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고 ‘장대한 분노’ 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되면 그때 이란은 스스로 그렇게 선언하든 안 하든 무조건적인 항복 상태에 놓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조건 항복’의 정의가 이란의 행동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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