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지주회사 주가 재평가(리레이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자사주 의무 소각안을 포함한 제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전날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와 동시에 즉시 법적 효력이 발생하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강력한 장치들을 담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의 취득부터 소각까지의 과정을 엄격히 규제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 앞으로 회사가 신규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하며, 자사주를 교환 또는 상환 대상으로 하는 사채 발행도 금지된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역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법 시행 전 취득한 자사주는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 의무가 부여된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간 내 소각하지 않거나 보유·처분 계획을 위반할 경우, 이사 개인에게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책임이 강화됐다.
다만 경영 활동의 자율성을 고려해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제도 실시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이 경우 회사는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을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처분 시에도 각 주주의 지분 비율에 따라 균등한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주회사의 저평가 요인을 제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 시 우호 세력과의 교환 등을 통해 대주주의 방어 수단으로 활용됐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커버리지 지주회사의 합산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은 48.1%로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수혜주로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2025년 3분기 기준 인포바인(54.2%), 신영증권(53.1%), 일성아이에스(48.8%)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지주사 중에서는 샘표(29.9%), 대웅(29.7%), 네오위즈홀딩스(29.0%), 롯데지주(27.5%), SK(24.8%) 등이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기보유 자사주에 대한 소각 유예 기간이 1년 6개월 부여된 만큼 법안 통과 이후 단기 셀온(Sell-on)보다는 중장기적인 리레이팅 과정이 지속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지주회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