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6일 발표한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HS10 기준 전체 수입 품목 약 9300개 가운데 중동 및 인근 국가 수입 의존도가 70% 이상인 ‘즉각 관리 대상’ 품목은 41개로 집계됐다.
이들 품목은 전체의 0.4% 수준이지만 원유, 니켈 매트, 정련동, 요오드 등 에너지와 이차전지, 반도체, 정밀화학 산업에 투입되는 핵심 소재가 포함돼 있어 공급 차질 발생 시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중동 공급망 위험은 지역 전체보다는 특정 국가 의존 구조가 강한 특징을 보였다. 튀르키예 24개 품목, 이스라엘 4개, 사우디아라비아 3개 등 상위 3개 국가가 고위험 품목의 약 6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가 지정학적 충격 발생 시 공급망 위험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국가나 소수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일수록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위험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 전체 수입 공급망도 이미 상시적인 위험 구조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수출규제,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통제 등 반복된 외부 충격 이후 공급망 위험이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귀하지 않고 누적되는 구조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분석 대상 HS10 기준 약 9200개 수입 품목 가운데 고위험 품목은 2330개로 전체의 25.1%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1624개는 수입 급감이나 가격 급등 등 충격이 현실화된 ‘집중 대응 필요 품목’으로 분류됐다.
또 최고위험 구간에 해당하는 위험지수 85 이상 품목도 약 8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전자부품, 기계장비, 화학소재, 정밀기기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위험이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공급망 위험은 일시적인 사건 대응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관리 대상”이라며 “위험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조기경보체계를 통해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