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공인노무사
확정적·안정적 보상과는 거리 멀어
제도설계 때 구체화해 다툼 줄여야

연초만 되면 직장인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화제가 있다. 경영성과급, 그중에서도 초과이익분배금(Profit Sharing)이다. “올해 ○○는 연봉의 몇 퍼센트를 받았대”, “××는 내 연봉만큼이 경영성과급으로 나온다더라”는 이야기는 단골주제이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이라고 한다(제2조제1항제5호). 그리고 대법원은 어떤 금품이 임금으로 인정받으려면 △근로의 대가일 것, △계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지급될 것, △사용자에게 확정적인 지급 의무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제시했다(대법원 2001다53950 등). 문제는 회사의 경영성과급이 이 요건에 맞는지다. 이를 판단하려면 이윤분배 제도가 애초에 어떤 성격의 보상으로 출발하였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윤분배라는 관념 자체는 오래되었다. 다소 논쟁은 있지만 1794년, 미국의 정치인 앨버트 갈라틴이 펜실베이니아주 뉴제네바에 세운 유리 공장에서 최초의 문서화된 이윤분배 제도를 도입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1820년대부터, 영국에서는 1860년대부터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익을 나누어 근로자에게 주인의식을 심고, 생산성도 올리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이 제도는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국과 미국 모두 도입된 이윤분배 제도의 절반 이상이 폐지되었다고 한다. 경기가 좋을 때 퍼졌다가, 나빠지면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경영성과급이 본격적으로 퍼진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였다.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오르던 호봉제의 한계를 절감한 회사들이, 근로자의 보상을 회사의 재무 성과와 직접 연동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가 초과 이윤을 거두면 이를 나누어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발상이었다. 서구에서 시작된 이윤분배의 논리를 수입한 셈인데, 한국에서는 도입 후 매년 지급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 과정에서 성과급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 즉 ‘임금’인지를 놓고 다툼이 이어졌다. 근로자 측에서는 함께 일한 결과물이니 근로의 대가라고 주장하였고, 회사 측에서는 재무 실적에 연동되는 것이지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하급심마다 판단이 엇갈렸는데, 최근 대법원이 주요 대기업들의 경영성과급 소송에서 임금성을 부정하는 판결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방향이 잡혔다.
이들 판결에서 대법원이 중점적으로 살핀 것은 근로자가 지급 요건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근로제공과의 밀접성’이었다. 대법원은 “당기순이익이란 매출액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한 최종적 결과물로서, 그 발생 여부나 규모는 근로자의 근로제공뿐만 아니라 회사의 자본 및 지출 규모, 시장상황, 경영판단 등에 의하여 구조적으로 결정된다”고 하였다(대법원 2021다262592). 다른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근로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여도 당기순이익이나 경제적 부가가치(EVA) 같은 거시적 재무 지표를 혼자 힘으로 좌우할 수는 없다고 보아 임금성을 부정하였다(대법원 2021다248299).
지급률의 변동 폭도 문제가 되었다. 근로자가 매년 제공하는 노동의 가치가 수백 퍼센트씩 급격하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한 사건에서는 해당 회사의 “이익분배금을 비롯한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의 실제 지급률은 연봉의 0%에서 50%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하였다(대법원 2021다219994). 해마다 근로의 양과 질이 그만큼 크게 달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는 이윤 분배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급 근거도 고려되었다. 한 사건(대법원 2022다255454)에서는 사규에 “사장이 지급할 수 있고, 그 지급에 관하여는 그때마다 사장이 정한 바에 따른다”고 되어 있어, 지급 여부 자체가 사측의 재량에 맡겨져 있었다. 이에 대하여 회사가 10년 넘게 매년 성과급을 지급하여 왔으니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으나, 대법원은 장기간 지급된 것은 회사가 먼저 지급을 결정하고 경영성과가 기준을 충족하였기 때문일 뿐,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회사는 사규에 근거하여 지급을 거절할 권한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최근 일련의 판결들을 놓고 보면,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급 기준이 되는 지표가 근로자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지급률의 변동 폭도 안정적이어야 하며, 사규에도 사측의 확정적인 지급 의무가 인정되어야 한다.
앞서 본 것처럼 이윤분배 제도는 200여 년 전 서구에서 태어날 때부터 확정적이고 안정적인 보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러한 연원에 비추어 보면, 기업의 이익 실현 여부에 따라 변동성 있게 지급되는 순수한 의미의 경영성과급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경영성과급의 법적 성격은 결국 그 제도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제도를 만들 때부터 그 성격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나중의 다툼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