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반도체 기술 흡수 총력전 [궤도 오른 中반도체 굴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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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립 전부터 삼성·SK하닉 기술자 영입
3~5배 높은 연봉 제공…핵심기술 유출 시도
대만서도 위장 회사 설립 등 편법 총동원
미국 비자규제에 중국 인재 귀환도 순풍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8일 쇼핑객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는 주변 경쟁국으로부터 기술을 흡수하거나 해외로 나간 자국 인재의 귀국을 촉진하는 노력도 포함됐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16년 설립된 중국 대표 메모리 업체 CXMT는 설립 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기술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두 회사가 세계 DRAM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만큼 대량 생산 기술을 구축하기 위해선 한국으로부터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법적 충돌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삼성전자 전 임원 등 3명을 기소했는데, 혐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반도체 메모리 생산 기술을 CXMT에 유출해 기업과 국가에 경제적 피해를 줬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혐의를 받는 이들은 CXMT로부터 삼성 재직 시절보다 3~5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건은 연간 약 20건으로, 대부분은 중국과 관련된다. 한국 정부는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건수가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대만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만 법무부 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기술 유출 수사 건수는 110건으로 이전 5년 대비 31% 증가했다. 외부 유출 사례 51건 가운데 48건이 중국 본토 건이었다.

중국 기업들이 위장 회사 설립 등 편법을 써 대만 기술 인력을 채용한 사례도 드러났다. 대만 당국은 지난해 3월 중국 SMIC가 남태평양 사모아 국적 기업으로 위장해 대만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기술자를 채용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혐의로 중국계 기업 11곳에서 총 90명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닛케이는 “과거 국가 간 기술 유출은 일본 기업에서 한국과 대만, 중국 기업으로 흘러가는 구도였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축적한 한국과 대만이 기술을 빼앗기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에 나가 있던 자국 인재를 불러들이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 노력에 순풍이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유학생과 외국인 기술자에 대한 비자 조치를 엄격하게 다루면서다. 미국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던 중국인 기술자들은 당국의 부름에 본토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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