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에 포보 심리 더해져 ‘관망’
호가 낮춘 매물에도 거래 부진하자
강남 3구 등 동남권, 매수자 우위로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영향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2주 연속 하락했다. 매물 증가로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에서는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더 강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는 전주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한 뒤 이번 주에도 약세가 이어졌다. 송파가 전주 대비 0.09% 하락했고 강남과 서초도 각각 0.07%, 0.01% 내렸다. 송파는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강남은 압구정·대치동 위주로 하락했다.
강남3구의 아파트값 하락은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5월 9일 이전에 계약을 완료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보유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피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 아래인 99.6으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기준선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남권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2월 첫째주(98.7) 이후 1년여 만이다. 지난해 초는 대통령 탄핵 정국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파트 매수 심리가 위축된 시기다.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도 호가를 낮춘 매물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요 단지인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전용 84㎡ 4층이 지난달 14일 39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중층 매물이 그보다 4억원 이상 낮은 35억원에 급매로 나왔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도 올 1월 19층이 60억8000만원에 팔렸지만 최근에는 55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낮아진 매물이 등장했다. 이 역시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로 전해졌다.
다만 동남권에는 고가 주택이 대다수라 매수할 수 있는 수요층이 제한적이어서 매물이 나오는 만큼 거래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다리면 더 나은 물건이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나올 것이라는 포보(FOBO·Fear of Better Option) 심리도 반영되면서 매수자 우위 흐름이 더욱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는 매도자보다 매수자 측에 다소 유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가 주택의 경우 대출이 사실상 제한된 상황이어서 충분한 현금 여력을 갖춘 무주택 실수요자가 아니면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진원지인 강남 3구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도 0.09% 상승하는 데 그쳐 전주(0.11%) 대비 둔화했다. 2월 들어 서울 전체 집값이 둔화세에 접어든 가운데 5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하는 모습이다. 강남 3구와 함께 용산도 전주 0.01% 하락에 이어 이번 주에도 0.05% 내려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둔화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경기 전체에서 상승률이 가장 컸던 과천은 0.05% 하락해 3주 연속 약세였다. 성남 분당(0.32→0.16%)은 상승했지만 폭은 줄어 둔화했고 용인 수지(0.61→0.44%)도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안양 동안(0.22→0.23%), 광명(0.15→0.17%)은 소폭 상승률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