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을 기점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공공·서비스·건설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공식 요구할 전망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하청·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민주노총의 투쟁 계획은 ‘원청 교섭’이 현실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민주노총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민주노총 간접고용 실태와 원청 교섭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총은 교섭에 응하지 않는 원청 사업장에 대해서는 압박 투쟁을 지속하는 동시에 7월 15일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약 856만8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38.2%에 달한다. 파견·용역 등 비전형 노동자는 183만4000명에 이른다.
비정규직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303만7000원으로 정규직 대비 약 77.9% 수준에 그쳤으며 간접고용·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취업자 약 2800만 명 가운데 30~35%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 노동자의 처우 개선 및 고용 안정은 실질적 사용자 책임을 지는 원청과의 교섭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시행령 해석지침을 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보완하고 창구 단일화 폐기 등 원청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3월 10일 교섭 요구를 시작으로 원청 압박 투쟁을 지속하고 7월에는 총파업까지 불사할 것”이라며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와 비정규직 조직화를 통해 원청 교섭을 현실화하고 초기업교섭 활성화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별 노조 대표들도 원청 교섭 실현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허원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26개 사업장 약 7000명 규모로 이미 원청교섭 요구가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반드시 원청을 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겠다”고 언급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철도·지하철·공항 등 공공서비스 핵심 업무를 맡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적지 않지만 원청은 지금껏 교섭 책임을 외면해 왔다”며 “현재 59개 사업장 약 2만1000명 규모에서 원청교섭을 요구 중이고 법 시행 이후 교섭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택배·백화점·면세점·콜센터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 노동자들이 원청교섭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희재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도 “건설 노동자 대부분이 간접고용 형태로 종사하는 현실에서 상위 건설사와 발주처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안전 문제와 내국인 고용 안정, 적정임금 등을 핵심 의제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개정 노조법 시행에 발맞춰 원청 사업장에 교섭 요구 공문을 이미 발송했다. 이에 따라 교섭을 거부하는 원청에 대해서는 결의대회와 7월 15일 총파업 등 단계적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원청이 노동조건을 사실상 결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회피해 온 구조적 문제를 바꾸는 것이 이번 투쟁의 핵심 목표”라며 “3월 10일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원청교섭을 현실로 전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투쟁의 출발점”이라고 거듭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