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 넘은 '빚투'... 코스피 5000선 붕괴 시 '반대매매' 투매 악순환 우려[증시 패닉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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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지정학적 쇼크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까지 밀려난 가운데,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와 반등을 노리는 ‘빚투’가 정면 충돌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804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27일(32조6689억원)에 이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5093.54에 장을 마치며 전월 26일 6307.27에서 불과 3거래일 만에 1100포인트 이상 증발했음에도 신용거래융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초단기 외상 거래인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 역시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지난달 27일 1조526억원이었던 미수금은 이달 3일 1조606억원으로 늘어났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영업일 이내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미수거래로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지수가 5000선까지 위협받는 폭락장이 연출되면서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경우, 하락 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투매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반면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공매도 거래도 폭증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4570억원으로 전날 대비 5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이는 평시 거래대금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중동 사태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에 베팅하는 세력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파상 공세와 이를 받아내는 개인의 사투가 벌어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27일 7조298억 원, 이달 3일 5조7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각각 7조5430억 원, 6조8762억 원을 사들이며 하방 지지에 나섰으나 외국인의 압도적인 매도 속도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3일 기준 12조9818억원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1조원 넘게 불어났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지수는 6300선에서 5000선 초반까지 수직 낙하하며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환율과 국제 유가의 동반 폭등도 시장의 공포를 더욱 자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6.5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란 지도부 붕괴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이 국내 증시의 유동성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용 잔고나 미수금이 늘어난 것은 이전 상승장에서 투자가 쏠렸던 결과로, 하락 시 물량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빠를 수는 있겠지만 이를 하락의 직접적인 트리거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매도 규모 등은 결국 장 하락의 결과물인 만큼, 중동 이벤트에 과도했던 수급과 기술적 지표들이 되돌림되는 과정에서 우선은 500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노트북 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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