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사라질까…정부, ‘돼지 생산관리제’ 첫 도입

기사 듣기
00:00 / 00:00

2026년 돼지 생산관리 인증 시범운영…품종·사양 차별화 농장 선별
QR로 혈통·육질 정보 공개…DNA 검사·유통 단계 모니터링으로 혼입 차단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된 제주도 '비계 삼겹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삼겹살 지방 과다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정부가 생산 단계부터 돼지고기 품질을 관리하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QR코드를 통해 해당 고기의 품종과 사양 방식, 육질 특성까지 확인할 수 있고, 인증 농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는 일반 제품과 구분해 유통한다는 구상이다. 생산 단계에서 품질 차별화를 유도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의 ‘돼지 생산관리 인증’ 제도를 올해부터 시범운영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제도는 돼지 품종 차별화 여부, 맞춤형 사양 관리, 육질 관리 수준, 유통 관리 체계 등을 종합 심사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농장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는 일반 제품과 구분해 유통되며, 포장지에는 인증 마크와 QR코드가 부착된다. 소비자는 QR코드를 통해 품종, 육질 특성, 부위별 활용 방법 등 품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생산성을 중시한 3원 교잡종 YLD(요크셔·랜드레이스·듀록)가 전체의 98.6%를 차지하고 있어, 고품질 돼지고기와 육질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도체 등급은 1+, 1등급 등으로 나뉘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지방 분포와 식감, 풍미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삼겹살은 부위 특성상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인데, 최근 과지방 제품이 유통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확산됐다.

또한 최근 외식·유통 시장에서는 이베리코, 흑돼지 등 품종을 내세운 ‘브랜드육’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도 특정 품종이나 특수 사양 관리를 내세운 돼지고기를 프리미엄 상품군으로 분리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돼지 생산관리 인증 개념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이번 인증제를 통해 유전적 우수성이 입증된 품종과 과학적 데이터 기반 사양 프로그램을 도입한 농가를 선별하고, 인증 이후에도 DNA 검사와 유통 단계 모니터링을 병행해 일반 제품과의 혼입을 차단할 계획이다. 단순 표시를 넘어 사후 관리까지 포함하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전익성 축산유통팀장은 “삼겹살 과지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부위 세분화와 육질 차별화를 위한 생산단계 인증제 추진 등을 통해 소비자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생산단계 인증을 통해 농가의 사육 방식 개선을 유도하고 소비자가 다양한 품질의 돼지고기를 즐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안착할 경우 돼지고기 시장이 ‘등급 중심’에서 ‘품종·관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인증 기준의 객관성, 참여 농가 확대 여부, 유통 비용 증가 가능성 등이 제도 성공의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등급 중심에서 품종·관리 중심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인증제가 가격 프리미엄으로 이어진다면 농가의 품질 투자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