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중대 고비……성장·물가·금리 ‘삼중 압박’ [호르무즈에 갇힌 경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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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00달러 시 글로벌 인플레율 0.7%p↑”
아시아 1차 타격…해협 통과 원유 80% 이상 亞로
미국도 4% 이상 물가상승률 직면
“유가 10달러씩 오를 때마다 세계 성장률 최대 0.2%p↓”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일(현지시간) 게시된 영상에서 캡처한 화면에 미국의 제재 대상인 팔라우 선적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피격, 화염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중동 전면전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년간 미·중 무역 갈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압박,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도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이어온 세계 경제가 이번에는 에너지라는 예민한 변수를 마주했다.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곳의 통항이 장기적으로 차질을 빚으면 유가는 단순 급등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원유 가격을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유가 급등으로 전반적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기업들의 신뢰도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캐피털이코노믹스 분석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닐 시어링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는 이번 사태의 핵심 전이 경로”라고 짚었다.

충격의 1차 타깃은 아시아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이 걸프산 원유의 최대 수요처라는 점에서 해협 통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성장과 물가에 이중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유·응축유의 약 84%,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83%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미국의 에너지 수입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자급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이번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가 급등하면 미국 역시 물가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가가 급등하면 미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 타격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경우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월까지 연간 2.4%에서 4%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 둔화 압력도 만만치 않다. 아제이 라자드아크샤 바클레이즈 금리·증권화 상품 리서치 책임자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씩 지속적으로 오를 때마다 향후 12개월 동안 성장률이 0.1~0.2%p 낮아질 수 있다”며 “유가가 120달러 수준에 고착화하면 미국과 세계 경제 모두 상당한 충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과 신흥국들도 강한 충격을 받게 된다. 유럽은 유가뿐만 아니라 LNG 비용의 급등으로 큰 영향을 받는 경제국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신흥국은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바클레이스는 이번 중동발 충격의 또 다른 파급 효과로 달러 강세를 지목하면서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달러가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0.5~1%가량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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