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협력사 연대 출범…한화오션 하청 투쟁
“단협 조항 정밀분석, 내부 의사결정 체계화 해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를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확대하고, 쟁의행위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까지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경영진 고유 권한으로 여겨졌던 공장 통폐합, 사업 재편, 인수합병(M&A), 전동화·친환경 전환 등 전략적 의사결정이 향후 노사 협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의사결정 속도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전동화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자동차·배터리·철강 업종은 구조조정과 설비 투자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인 만큼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다. 교섭 창구 다변화와 쟁의 리스크 상시화는 인건비 상승 압력으로 연결되고, 이는 제조 원가와 납품단가 인상으로 이어져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설비 조정 하나에도 교섭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면 투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과 관련해 “합의 없는 투입은 불가하다”며 으름장을 놨다.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해 미국에 로봇 생산 거점을 만들고, 향후 제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경영상 판단에 반기를 든 셈이다. HMM의 경우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본사 부산 이전이 노란봉투법에 근거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새 경영 리스크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철강과 조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 협력사·공급사 노동조합연대는 지난 2월 초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원청인 포스코를 상대로 단체교섭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항 22개사·광양 12개사 등 총 34개 협력사 노조로 구성된 이 연대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과 안전·임금·복지 문제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하청 노조인 웰리브지회 등은 지난 2월 중순 첫 단체교섭 자리를 마련했으나 원청이 참여하지 않았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오는 3월 10일까지 교섭이 성사되지 않으면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법무법인 세종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기존 단체협약을 전면 재점검해 경영권 유보 조항과 사전 협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사용자 범위 확대에 대비해 원·하청 간 계약 구조와 지배·결정 관계를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사업 재편, 공장 통폐합, 설비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상 긴급성과 합리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체계화하고 관련 자료를 문서화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분쟁 발생 가능성을 가정한 교섭 시나리오를 사전에 마련하고, 법무·노무·재무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