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평가의 함정…정책금융은 생존·기술 기준으로 봐야" [보증연계투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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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우려해 소규모 투자 외면한 신보...‘인내자본’ 기능 마비
정책금융 공급시 생존율 2.5배↑...학계 “수익률 외 성과지표 필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연계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 성과 이면에는 정책금융의 성과 평가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단기 수익률과 회수 실적에 치중된 현재의 평가지표가 정작 지원이 절실한 소액 투자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신보가 축소한 소규모 보증연계투자에 대해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수익률 뿐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기여도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벤처업계에서는 신보의 보증연계투자가 초기 스타트업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남 벤처기업협회 기업지원부문장은 “정책기관이 직접 주주로 참여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공신력 있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민간 벤처캐피탈(VC)의 후속 투자를 유인하는 정책 자금 공급 효과와 더불어 초기 기업이 데스밸리를 버텨낼 수 있는 핵심 자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 발생까지 최장 5년이 소요되는 초기 기업의 경우 제때 1억~3억 규모의 자금도 소중한 투자액”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보증연계투자와 같은 정책금융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지표는 수익률이 아닌 기업의 ‘생존’에 맞춰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중소기업 위기금융 지원사업의 생존 및 성장효과’ 리포트에 따르면 정책자금을 수혜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살아남을 확률(생존 승산비)이 약 2.5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산 총액 10억원 미만 영세 기업이거나 업력 3~7년 사이인 소규모 초기 기업일수록 고용 유지와 생존에서 정책적 자금 공급의 효과가 뚜렷했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은 시장에서 자금을 충분히 얻을 수 없는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수익 지표만을 가지고 소액 투자를 줄이는 것은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과 대척점에 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률 외에 기술력과 포텐셜을 입증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활용해 지원 방안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보증연계투자가 ‘시장 실패 보완’이라는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신보의 수익률 중심 평가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효율성과 성과를 묻는 시각은 산업 정책의 잣대일 뿐 정책금융의 기업 지원 정책 성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패 확률이 높은 벤처 지원을 단기 성과로만 평가하면 정책금융은 본연의 보호·육성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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