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기술유출 방지 조치⋯분쟁 기간 단축 효과 기대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지연에 따른 정산금 문제로 영국에서 국제 중재를 벌이고 있는 한국전력(이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중재 무대를 국내로 옮길 것을 공식 권고했다.
자회사와 모회사 간의 국제 분쟁으로 인한 과도한 소송 비용 지출을 줄이고, 중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원전 기술의 해외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27일 한전과 한수원 양 기관에 영국 런던 국제중재법원(LCIA)에 신청된 중재 사건을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관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에는 단순히 중재 기관을 변경하는 것을 넘어 양 기관이 정기적으로 협의체를 개최해 근본적인 합의 방안을 지속 논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수원은 지난해 5월,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의 공기 지연 및 추가 업무 수행에 따른 1조4000억원의 공사비 정산 문제를 청구하기 위해 주계약자인 한전을 상대로 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당초 계획 대비 1~3호기는 2~3년씩 준공이 지연됐고, 4호기 역시 상업 운전은 시작됐으나 세부 정산이 남아있는 상태다.
정부가 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 국제 중재로 인해 막대한 국부 유출과 핵심 기술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공공기관 간의 분쟁으로 수백억 원대(약 370억원 예상)의 과도한 해외 로펌 및 소송 비용이 발생하고, 재판 과정에서 원전 관련 민간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강력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재 사건을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관할 경우 막대한 해외 로펌 비용과 중재 수수료 등 양 기관의 비용 부담이 경감되고, 원전 기술의 해외 유출 우려도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국내 이관 시 해외 파트너 법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소통이 원활해져 분쟁 기간 자체도 단축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전과 한수원은 산업부의 권고안을 접수한 뒤 각 기관의 이사회 심의·의결 등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권고안 이행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한편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ENEC)와 주계약자인 한전 간의 전체 공기 지연 비용에 대한 정산 협의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정부는 양측이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여러 실무급 채널을 통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