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구 3000가구씩 들어설 때 도봉 90가구 남짓 [서울, 정비사업이 가른 동네 계급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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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11년간 5만가구 최다 물량
강남ㆍ송파ㆍ서초 전체공급 주도
도봉 1034가구⋯평균치 못 미쳐
"소유자 자금력에 정비사업 희비
공급 소외지 인프라 낙후 고착화"

지난 10여 년간 서울시 내 자치구별 아파트 공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유망 지역에는 소도시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가 쏟아진 반면 외곽은 1년에 100가구조차 공급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주택 공급의 극심한 온도 차는 지역 간 주거 환경과 인프라 격차로 이어졌다.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된 곳은 여건이 끊임없이 개선되며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공급이 끊기다시피 한 곳은 낙후하며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처지가 됐다.

8일 본지가 '서울시 공동주택 아파트 정보' 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간 서울 시내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35만7235가구로 집계됐다.

자치구별 누적 공급량을 보면 강동구가 5만389가구로 25개 자치구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남구(3만2276가구), 송파구(2만8428가구), 서초구(2만4780가구) 등 강남 4구가 전체 공급을 주도했다. 단지 면면을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확연하다. 강동구는 단일 아파트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1만2032가구)'이 입주하며 기록적인 물량을 쏟아냈고 서초구는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 2023년 준공)' 등 굵직한 대단지 입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공급을 견인했다. 강남구 역시 ‘디에이치 자이 개포(1996가구, 2021년 준공)’를 시작으로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입주하며 공급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도봉구의 11년간 누적 공급량은 1034가구에 불과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94가구로 1위인 강동구와 비교하면 약 50배 차이다. 도심권인 종로구(3110가구)를 비롯해 광진구(4154가구), 강북구(4431가구) 등도 서울시 자치구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공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공급 편차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생활 환경의 '계급화'를 낳고 있다. 신규 대단지가 들어서는 곳은 주변 도로와 학군을 비롯해 생활 인프라 전반이 재정비되지만, 소외된 외곽 지역은 낡은 인프라 속에 갇히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소유자의 자금 여력이 풍부한 지역은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공급 속도가 늦어지고 지역 간 주거 환경 격차를 더욱 확대되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 아파트는 내진 설계, 층간소음 저감,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기준,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 지하 주차장 확대 등으로 과거 아파트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정비사업 여부로 도로, 편의시설 등 인프라는 물론이고 개인의 생활 공간인 집까지 모든 환경이 갈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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