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 단체가 당정의 새벽배송 도입 추진에 대해 “골목상권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는 새벽배송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관련 논의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수퍼마켓연합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공정 경쟁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악해 소상공인의 마지막 숨통을 조이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퍼마켓연합회는 전국 10만 중소유통 종사자를 대표하는 단체다.
송유경 연합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 골목상권은 장사가 안되는 수준을 넘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정부가 약속했던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정신은 어디로 갔냐"며 날을 세웠다. 특히 특정 온라인플랫폼의 독주를 막기 위해 대형마트 규제를 푼다는 논리와 관련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다”며 “거대 공룡들의 싸움에 아무 죄 없는 중소 상인들이 왜 희생양이 되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권역별 회장단도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천표 권역회장은 “골목상권은 스스로 마진을 깎으며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모세혈관이지만 지금은 괴사 위기에 처했다”며 “재벌기업이 경영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심야 시간대 배송을 시작한다면, 도심 곳곳은 거대 물류 거점이 될 것이고 우리 동네 수퍼의 유일한 무기인 근접성과 신속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송홍철 권역회장도 “독점적 시장 구조는 또 다른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특정 플랫폼의 독주를 막으려면 플랫폼 자체를 규제하고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다. 재벌기업의 이윤을 위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제물로 바치는 건 강자가 약자를 밟고 올라서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임길재 권역회장 역시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은 소수 대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며 “개별 상인의 폐업을 넘어 지역 일자리 감소와 국가 경제 하부 구조의 붕괴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고 반발했다.
업계는 △대형마트 온라인·새벽배송 허용 논의 즉각 중단 △플랫폼 권력 제어 및 공정한 시장질서를 위한 '온라인플랫폼 규제' 집중 △유통구조 개편 시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논의 등 3대 요구 사항을 발표하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부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중기부와 산업부가 각각 소상공인과 대형마트의 견해차를 중재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단체의 반발이 워낙 거센데다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해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등 단체들은 당정의 법안 개정 움직을 두고 새벽배송이 허용될 경우 헌법 소원 청구 등으로 강력히 저항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을 설득하고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하려면 원칙적으로 대형마트 측에서 상생 방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며 "정부 측에서 만든다고 해도 대형마트 측이 따라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