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견제에 中 맞불…글로벌 바이오 ‘블록화’ 본격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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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오픈AI 챗지피티)

미국과 유럽이 잇따라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이 블록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기술·지식재산(IP) 보호를 명분으로 한 서방의 협력 차단과 이에 대응한 중국의 자립 강화 전략이 맞물리며 신약개발과 공급망, 임상 네트워크까지 영향을 받는 양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중국 규제는 개별 기업 차원의 협력 제한을 넘어 연구개발(R&D) 자금과 첨단 기술 접근 자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들의 규제 강화는 단순한 연구 협력 축소를 넘어 기술·지식재산(IP) 보호를 명분으로 한 구조적 차단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생물보안법을 통해 연방 자금을 지원받는 제약기업이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 협력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고 유럽연합(EU)도 올해부터 대형 연구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서 중국에 본사를 두거나 통제하는 조직의 경우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민감 기술 분야에서 보조금 신청을 제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35억 유로(약 157조 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연구·혁신 펀드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전 세계 필수의약품 공급망의 70~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2024년 기준 1250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허가받아 유럽을 넘어섰고 미국 승인 의약품 수(약 1440개)에도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다. 전 세계 기업 주도 임상시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약 20%까지 확대됐다.

이에 맞서 중국은 내부 혁신 가속에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의약품관리법을 23년 만에 전면 개정해 임상 가치 중심 신약개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희귀질환·소아 의약품에는 최대 7년의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혁신 의약품의 임상시험 신청 심사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등 절차 간소화도 병행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유전체 기업 MGI Tech는 미국 자회사 컴플리트 지노믹스(Complete Genomics)를 스위스 바이오 기업에 약 5000만달러(약 713억원)에 매각하며 미국 규제 리스크를 분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생물보안법 영향 속에서 자산과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EU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폐쇄 전략이 동시에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들은 중국의 제조 역량과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여왔고 중국 기업 역시 국제 규제 승인과 투명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신뢰도를 축적해왔다. 또 중국 내 R&D 허브와 바이오 인큐베이터에 직접 투자한 사례는 국제 협력이 중국 생태계뿐 아니라 글로벌 신약 개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왔음을 보여준다.

네이처는 “중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은 인상적이지만 완전한 자급형 초강국 단계와는 거리가 있다”며 “독자적 폐쇄 전략보다는 협력을 통한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구축이 중국과 세계 모두에 장기적 이익을 가져오고 글로벌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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