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막힌 정비사업⋯서울시, 8만5000가구 '신속 착공'으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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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개 정비구역 2026~2028년 조기 착공 추진
'신속착공 6종 패키지' 도입 공정 최대 1년 단축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3년 한시 완화 정부 건의
주택진흥기금 500억 확보해 이주비 긴급 수혈

▲서울시 '핵심공급 전략사업' 85곳 공개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향후 3년간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8만5000가구의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공급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이후 정비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판단 아래 사업 공정을 직접 관리해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6일 오전 서울시청 3층 간담회장에서 열린 '8만5000가구 신속착공 발표회'에서 2026~2028년 착공이 가능한 85개 정비구역 명단과 착공 일정을 공개하고 '정비사업 추진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로드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다.

서울시는 총 253개 정비구역의 사업 공정표를 전수 점검한 결과 3년 내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을 '핵심공급 전략사업'으로 선정했다. 핵심공급 전략사업 대상지에는 한남뉴타운과 노량진, 개포·방배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가 대거 포함됐다.

올해 착공 목표 사업지로는 용산구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서초구 방배13구역, 동작구 흑석11구역 등이 포함됐다. 2027년에는 이문4구역, 한남2구역, 개포주공5단지, 신반포16차 등이, 2028년에는 개포주공6·7단지, 청량리6구역, 노량진3구역, 잠실우성4차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대상지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는 총 85곳 전략사업지를 단계별로 관리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도록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공급 규모는 총 8만5000가구로, 애초 목표였던 7만9000가구보다 6000가구 확대된 수준이다. 올해 착공 물량 역시 기존 2만3000가구에서 3만 가구로 상향됐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5개월간 진행한 세밀한 공정 점검을 통해 62개 구역의 착공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최대 1년 앞당겼다. 이에 따라 2029년 이후 착공이 예정됐던 일부 사업지도 2028년 이내 착공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핵심공급 전략사업에 기존 '신속통합기획 2.0'을 적용하는 동시에 새롭게 '신속착공 6종 패키지'를 도입한다.

주요 내용은 △전자총회 활성화 및 비용 전액 지원을 통한 의사결정 기간 단축 △해체계획 수립 시 전문가 자문 지원 △구조·굴토 심의 통합 △공사 표준계약서에 단계별 기한 명문화 △착공 전 공사변경 계약 컨설팅 및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공사비 검증 △정비사업 공정관리 캘린더 앱 개발·보급 등이다. 이를 통해 총회 개최부터 착공 전 심의 단계까지 사업 기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실제 착공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으로 멈춰선 정비사업지 117개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최근 정비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를 지목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되면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적용 구역은 기존 강남 3구·용산구 42개 구역에서 서울 전역 159개 구역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서울시는 신규 규제 대상 117개 구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27건의 주민 고충 사례를 확인했다. 고충 유형은 △조합원 분담금 부담 증가(50%) △주거 이전 제한(26%) △상속·의료비 등 기타 사유(24%) 순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은 커졌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규제로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사례, 실거주 이전 필요에도 지위양도 제한으로 이동이 어려운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서울시는 노후 주거지 정비 필요성이 높은 신규 규제지역에 대해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할 방침이다.

정비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이주 과정에서 자금난이 심화되자 서울시는 올해 주택진흥기금 500억 원을 편성해 이주비 융자 지원에도 나선다. 이주비 융자는 다음 달 접수를 시작해 4월 심사를 거쳐 5월 내 집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재정 여건상 모든 사업장을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예산 확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발표회에는 85개 핵심공급 전략사업 조합장이 참석해 이주비 대출 제한과 지위양도 규제 등으로 인한 사업 차질 상황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탄원서를 접수한 뒤 "현장의 고통을 절감하며 실체 있는 공급 대책만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현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전향적인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하는 동시에 서울시 차원의 이주비 긴급 융자지원과 치밀한 공정관리를 병행하겠다"며 "구역명과 착공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8만5000가구의 차질 없는 착공을 실현하고, 서울의 주거 안정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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