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와 롯데지주, 세아홀딩스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계열 지주사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근 회사채 금리가 변동성을 줄이고 다소 안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차입금 상환용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날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기관투자자 대상 입찰)에 나선다. 2년 만기 회사채 900억원어치와 3년물 600억원 규모다. 앞서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수요예측에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 수요가 많이 몰리면 최대 2500억원까지 채권 발행액을 늘릴 예정이다. 희망금리는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 ±30bp(1bp=0.01%p)로 제시했다.
롯데지주는 조달한 자금을 만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300억원과, 4월 만기인 1년 만기 기업어음(CP)을 갚기로 했다. 만기가 비교적 긴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1년 이하의 CP를 상환하면 차입금 만기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같은 날 한라그룹 지주사인 HL홀딩스도 회사채 600억원어치 모집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부품(HL만도)과 전장 사업(HL클레무브)의 탄탄한 성장 및 수익성 개선 속에 건설업(HL디엔아이한라) 부진이 복합적으로 채권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가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한화는 2년물 600억원, 3년물 900억원 등 1500억원어치이 회사채를 입찰할 예정이다. 낮은 금리 수준에 투자 수요에 많이 들어오면 최대 3000억원까지 회사채를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단기차입금과 만기 회사채 상환에 사용한다. 하나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을 맡았다.
롯데와 한화 모두 신용등급은 A+로 같지만, 최근 그룹 전반의 체력에 대해서는 시장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한화는 방산(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조선(한화오션)·에너지(한화에너지)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이 이어져 회사채 투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통(롯데쇼핑)·화학(롯데케미칼) 등 업황 부담이 이어지는 롯데지주는 자금조달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세아홀딩스는 같은 날 최대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힌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최대 800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모두 만기 도래하는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두 기업 모두 신용등급이 A0로 같아 그룹 체력별로 회사채 발행 금리 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지주사 채권 발행이 몰리는 이번 주가 지주사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발행 목적이 대부분 차환인 데다, 발행하는 회사채 만기가 2·3년물로 같고, 금리밴드 역시 개별민평 ±30bp로 같아 발행사 간 온도 차가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A등급 지주사의 경우 업종별 펀더멘털 차이가 금리 차이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회사채는 과거처럼 안정적 자산으로 보기보다 그룹 체력과 지원 여력을 함께 보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며 “지주사 채권 발행이 한 주에 몰리면서 같은 등급 내에서도 그룹 체력에 회사채 발행 성패가 더 선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